미세먼지 농도가 일시적 '나쁨' 수준을 보인 25일 오후 서울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가 미세먼지로 덮여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조사 기간이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시기인 5월부터 6월까지 한 달만 이뤄진 데다, 특히 내후년 종합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굳이 지금 시점에 일부 사실만 먼저 내놓는 것에 대한 저의도 의심 받고 있다. ‘탈석탄’ 등 강력한 국내 대책을 이행하기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것이다.
그간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경우 국외 영향이 60~80%에 달한다고 밝혀왔다. 지난 3월 중순에는 PM2.5의 국외 기여율이 최대 86%까지 치솟아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높았다.
실제 이번 조사 기간에도 미세먼지가 국내 기준 5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한 5월 말 일주일가량은 국외 영향으로 볼 수 있는 미세먼지의 장거리 이동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관측을 실시한 5월 25일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70㎍/㎥을 넘었고, 26일에는 90㎍/㎥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사 기간 한 달간 전체 평균은 국내 영향이 52%에 달하지만, 정작 이 기간에도 고농도가 발생한 때는 국외 영향이 높았던 것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가 정부가 추진하는 탈석탄, 경유차 퇴출 등의 조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 최종 보고서 발표에 앞서 정돈되지 않은 일부 사실만 선별해 발표하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내 대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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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중국과 실무 협상 등 외교적 노력을 통해 미세먼지를 줄여야 하는 마당에 중국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란 우려도 있다.
조사를 진행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조사 기간 설정이 NASA와의 일정 조율 상 어쩔 수 없었던 부분이 있다고 해명한다. 또 조사 기간에도 세계보건기구(WHO) 일 평균 미세먼지 권고기준인 25㎍/㎥을 초과하는 날이 다수 발생해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수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한계는 있지만 짧은 기간에 연구 역량을 집중해 하자는 계획이었다”며 “향후 동절기를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하면 다양한 계절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5~6월은 또 다른 미세먼지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오존과 관련된 기간이기 때문에 상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세먼지와 함께 이뤄진 서해안 석탄화력발전소 배출오염물질 조사에서는 수도권 남부지역이 큰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지만, 정작 관측은 2차례에 불과해 추가적인 조사 여지를 남겼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에 관측된 미세먼지(PM10) 중 대부분은 2차 생성에 의한 것으로 파악했다. 2차 생성 원인물질로는 유기물질이 가장 많았고, 황산염, 질산염 순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오존 발생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