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는 지난 3년간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했다. 올 초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FRB의 통화긴축과 북한의 도발 등 악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7.5% 올랐다. 이는 지난해 고점보다 3%가량 높은 것으로 원화는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상승세가 가장 뚜렷한 통화로 부상했다.
원/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원)/지료: 블룸버그
데스몬드 순 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 아시아 투자운용 부문 책임자는 원화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싶진 않겠지만 어떤 조정이든 매입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값이 달러당 1150원 선일 때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23원 선에서 거래됐다.
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의 순은 10년 만기 한국 국채 금리가 2.25% 수준으로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인데도 원화에 투자가 몰리는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경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각각 3.97%, 6.46%로 훨씬 높은 데도 두 나라 통화는 원화만큼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 등 경제개혁정책, 대북화해정책도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을 했는데도 한국 증시와 채권시장에는 이달 들어서만 44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블룸버그는 원화가 미사일을 막는(missile-proof) 통화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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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카베나 JP모간체이스 싱가포르 주재 아시아 외환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TV에 한국과 대만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글로벌 기술 부문의 호황에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원화와 대만달러의 중장기 전망을 낙관했다. 다만 그는 이들 통화에 당장 투자하기보다 가격이 다소 떨어졌을 때 뛰어드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