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원화는 미사일도 막는다"…올해 亞통화 '톱'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7.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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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비 원화값 올 들어 7.5%↑…文개혁정책·경상수지 흑자에 투자 몰려

한국 원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압력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꿋꿋한 모습을 보이며 올해 아시아 주요 통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뽐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9일 보도했다.

원화는 지난 3년간 달러 대비 약세를 지속했다. 올 초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FRB의 통화긴축과 북한의 도발 등 악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올 들어 7.5% 올랐다. 이는 지난해 고점보다 3%가량 높은 것으로 원화는 아시아 주요 통화 가운데 달러 대비 상승세가 가장 뚜렷한 통화로 부상했다.



원/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원)/지료: 블룸버그원/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원)/지료: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문재인 정부의 개혁정책이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으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자본유입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원화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스몬드 순 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 아시아 투자운용 부문 책임자는 원화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이고 싶진 않겠지만 어떤 조정이든 매입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값이 달러당 1150원 선일 때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123원 선에서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회복세에 따른 무역 증가세가 원화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수출 호조로 올해와 내년 한국의 GDP(국내총생산)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각각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웨스턴애셋매니지먼트의 순은 10년 만기 한국 국채 금리가 2.25% 수준으로 만기가 같은 미국 국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인데도 원화에 투자가 몰리는 건 아이러니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의 경우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각각 3.97%, 6.46%로 훨씬 높은 데도 두 나라 통화는 원화만큼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벌개혁 등 경제개혁정책, 대북화해정책도 투자자들의 환심을 사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을 했는데도 한국 증시와 채권시장에는 이달 들어서만 44억 달러가 순유입됐다. 블룸버그는 원화가 미사일을 막는(missile-proof) 통화라고 평가했다.


조나단 카베나 JP모간체이스 싱가포르 주재 아시아 외환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최근 블룸버그TV에 한국과 대만처럼 수출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글로벌 기술 부문의 호황에서 수혜를 누리고 있다며 원화와 대만달러의 중장기 전망을 낙관했다. 다만 그는 이들 통화에 당장 투자하기보다 가격이 다소 떨어졌을 때 뛰어드는 게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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