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꾸리는 '코넥스'…이전상장 늘지만 신규상장 '지지부진'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7.07.20 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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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상장사 감소로 활기 잃어…코스닥과 자금조달 등 차별화해야

짐꾸리는 '코넥스'…이전상장 늘지만 신규상장 '지지부진'


"코스닥 상장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경영을 좀 더 투명하게 정비하는 차원에서 코넥스 상장을 결정했다. 다만 늦어도 2019년에는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할 계획이다." (코넥스 신규상장사 대표 A씨)

개장 4주년을 맞은 코넥스가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인한 주요기업 이탈과 신규상장사 감소로 정체성 정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13개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개사에 비해 급감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코넥스 개장 첫해인 2013년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숫자다.

시장 내 거래 역시 활발하지 못하다. 코넥스 출범 이후 꾸준히 상승세였던 거래형성률(전체 상장사 수에서 하루 동안 거래가 이뤄진 상장사 비율)은 △2016년 73.3% △2017년 1분기 75.1% △2분기 76.9%로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매매회전율 역시 △1분기 7.5% △2분기 9.3% 수준으로 전년 평균 12.6% 대비 감소세다.



반면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기업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4년간 코넥스 시장에서 기업규모를 키워 코스닥으로 옮긴 기업은 27개사고 현재도 8개사가 코스닥 이전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의 이전상장 기업 수는 △2014년 6개사 △2015년 8개사 △2016년 11개사 △2017년 2개사로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는 △알엔투테크놀로지 △바이오리더스 △옵토팩 △핸디소프트 △엘앤케이바이오 △퓨처켐 △유니온커뮤니티 △현성바이탈이 일반공모를 거쳐 이전상장에 성공했고, 올해는 △이엘피 한 곳이 공모를 거쳐 이전상장했다. 지난 14일에는 비디아이가 오는 10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코스닥으로 주요 기업들이 빠져나가는 한편 올해 상반기 코넥스 신규 상장사는 감소하면서 코넥스 시장은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코넥스 출범과 함께 목표로 세웠던 △벤처캐피탈 등 초기 투자자들의 자금회수 △추가 자금 조달 및 외형 성장에는 다가갔지만 최근 코스닥 시장 문턱이 낮아지면서 굳이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 문을 두드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반기 코넥스 신규상장이 감소한 이유는 IPO시장이 활황에 접어들며 증권사들이 코넥스보다는 상대적으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력이 제한적인 증권사 IB 조직에서 코스피·코스닥 상장 업무를 우선시하면서 통상적으로 연간 지정자문인 수수료 5000만원의 수익을 내는데 불과한 코넥스 관련 업무가 등한시됐다는 설명이다.

표영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코넥스 시장의 거래형성률이 여전히 기업가치를 반영한 주식가격 형성에 충분하지 못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코넥스 시장 규모 성장뿐 아니라 시장 내 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보완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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