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규제로 스포츠마케팅에 눈 돌리는 저축은행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07.19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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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저축은행 TV광고 중단…스포츠마케팅으로 상품광고와 기업이미지 개선효과까지 '톡톡'

저축은행업계가 2015년 9월부터 시행된 TV 광고 자율규제에 대한 대응책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들과 친숙한 인기 스포츠를 통해 광고 효과뿐만 아니라 사회공헌활동까지 접목해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까지 거둔다는 전략이다.

광고 규제로 스포츠마케팅에 눈 돌리는 저축은행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스포츠 전문채널인 SBS스포츠와 제휴를 맺고 지난달 10일부터 ‘바빌론 MVP’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매일 열리는 한국프로야구(KBO) 5개 경기 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수훈선수(MVP)로 선정해 SBS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하는 방식이다. 이들 중에서도 최고 수훈선수를 월간 MVP로 뽑아 총 2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하고 이중 100만원은 선수 이름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다.



SBI저축은행은 이를 통해 대표적인 대출상품인 ‘바빌론’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국내 스포츠 중 가장 많은 팬을 거느린 프로야구를 대상으로 기업과 브랜드를 친숙하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마케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시적인 효과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상품 홍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스포츠 전문채널인 KBS N 스포츠와 제휴를 맺고 지난 4월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의 팀 승리 기여도를 수치화한 ‘웰컴저축은행 톱랭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달 누적된 점수를 바탕으로 투수와 타자 각 1명씩을 이달의 선수로 선정해 수상도 한다. KBS N 스포츠에 ‘웰컴저축은행 톱랭킹’이라고 반복적으로 방송되는 만큼 회사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JT친애·JT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J트러스트 그룹과 HK저축은행은 프로야구 구단인 넥센 히어로즈와 올 시즌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했다. 야구장 내 펜스 광고물을 통해 기업을 홍보하고 관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와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한 행사를 열어 저축은행에 대한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매일 진행되는 프로야구 중계 프로그램을 통해 반복적으로 회사명과 상품 브랜드가 일반인들에게 노출되는 점을 높게 사고 있다. 특히 2015년 9월 금융위원회와 저축은행중앙회가 저축은행 광고 자율규제안을 마련하면서 TV 광고 효과가 크게 떨어지면서 스포츠 마케팅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광고 자율규제안에 따르면 평일에는 오후 10시~오전 7시와 오전 9시~오후 1시, 주말·공휴일에는 오후 10시~오전 7시에만 TV 광고가 가능하다. 이 시간대 외에는 대출상품 광고는 물론 회사이미지 광고도 할 수 없다. 저축은행 광고가 과도한 고금리 대출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저축은행의 핵심 고객층인 직장인들과 중장년층이 주로 TV를 시청하는 시간대인 오후 6시~10시 사이에 광고를 하지 못해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또 정해진 시간대에 저축은행 광고가 집중되다 보니 소비자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웰컴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등 일부 업체는 지난 4월부터 TV 광고를 아예 중단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시간 규제가 시작된 이후 저축은행 광고 노출량이 약 20~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스포츠를 활용한 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어 가격 대비 효과적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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