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소수자(LGBTI) 축제' 개막…15개국 대사관 "지지"

뉴스1 제공 2017.07.1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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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평등은 보편적 인권"
일부 개신교 단체 인근서 반대 집회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17.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17.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14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는 성소수자(LGBTI)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각계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 함께 보편적 인권을 추구하기 위해 연대할 것을 다짐했다.

최영애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은 개막식 무대에 올라 "성평등 없는 민주주의를 상상할 수 없듯이 성소수자(LGBTI) 인권 보장 없는 민주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며 "본래 갖고 있는 인권을 돌려달라는 정당한 요구인 성소수자 운동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도 "민주화항쟁의 한복판이었던 서울광장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오늘 밤은 정말 감동적"이라며 "여러분들이 '나도 성소수자로서 당당한 인권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걸 오늘 마음껏 느끼고 외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독일·캐나다·미국·호주·유럽연합대표부·핀란드·영국·아일랜드·뉴질랜드·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벨기에·불가리아·프랑스 등 총 15개국 대사관 관계자도 참석해 연대를 표했다.



슈테판 아우어 독일 대사는 "인간의 존엄성과 관용, 평등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은 우리의 책임이자 의무"라며 "동성애 혐오에 맞서 싸우고 보편적인 인권을 추구하는 움직임에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에릭 웰시 캐나다 대사도 "다양성과 포용력은 미래를 향한 밑거름"이라며 "모든 사람은 누구든, 누구를 사랑하든 낙인과 차별 없이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LGBTQ)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내걸려 있다. 2017.7.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13일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LGBTQ)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내걸려 있다. 2017.7.1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나중은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꾼다"이다. 주최 측은 "많은 정치인들은 성소수자 인권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인권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심기용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 의장은 무대에 올라 "최근 사적인 공간에서 합의된 동성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된 A대위를 알고 계실 것"이라며 "김종대 의원이 대표발의한 군형법 제92조6 추행죄 폐지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함께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퀴어문화축제는 한국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공개 문화행사다. '차별과 편견에 시달리는 성소수자들이 사회에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다'는 취지다.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에는 서울광장에서 출발하는 '퀴어 퍼레이드'(도심 행진)가, 20~23일에는 '한국퀴어영화제'가 진행된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스스로를 당당히 드러내고 자신의 존재를 사회를 세상에 알리는 장으로 평가받는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17.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18회 퀴어문화축제 개막식'에서 참가자들이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17.7.14/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한편 이날 개막식이 열린 시청 앞 서울광장 주변에는 '동성애 반대'를 주장하는 개신교 단체들은 연달아 기도회를 열고 축제 주최 측과 광장 사용신고를 수리한 서울시를 규탄했다.

경찰은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광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고 인력을 배치해 양측 간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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