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시대' 전환기 맞은 제지업계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7.07.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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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 한국수출포장 회장, 아들에 주식 72만주 증여…무림페이퍼·한국제지 연배 비슷

'3세 시대' 전환기 맞은 제지업계


골판지 전문기업 한국수출포장공업이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2세 경영인 허용삼 회장이 아들 허정훈 대표에게 보유주식을 전량 증여한 것. 이미 3세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해 지배구조 정리를 마친 무림페이퍼 등 대형 제지업체들에 이어 중소업체들까지 이같은 흐름에 동참하면서 국내 제지업계가 바야흐로 3세경영체제로의 전환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허용삼 한국수출포장공업 회장은 지난달 30일 보유주식 72만주를 전량 아들 허정훈 대표에게 증여했다. 이에 허 대표의 보유주식은 71만6000주에서 143만6000주로 증가했고 지분율 역시 17.9%에서 35.9%로 18%포인트 상승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1973년생인 허 대표는 허석락 한국수출포장공업 창업주의 손자다. 미국 뉴욕공과대학을 졸업하고 1997년 2월 한국수출포장공업에 입사했다. 한국수출포장공업은 1957년 11월 골판지 전문업체로 설립됐다. 지난해 기준 매출 2282억7606만원, 영업이익 39억8744만원, 당기순이익 4억7303만원을 기록했다.

허 회장이 아들인 허 대표에게 주식을 전량 증여한 것은 3세 경영을 본격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지금껏 허 회장과 허 대표는 나란히 회사의 대표이사 회장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경영했다. 허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재선임 여부를 아직 단정할 순 없지만 1944년생으로 올해 74세인 허 회장이 이번 주식증여를 계기로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국내 제지업계에선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무림페이퍼는 2세 경영인 이동욱 회장의 장남 이도균 전무가 올해로 11년째 재직 중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무림페이퍼 최대주주는 지분 19.65%를 보유한 무림SP다. 이 전무는 이 회사 지분 21.3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무림SP를 통해 무림페이퍼를 지배하는 구조다. 이와 별도로 이 전무는 무림페이퍼 지분 12.31%도 보유했다. 1978년생인 이 전무는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2007년 3월 무림페이퍼 영업부본부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제지사업부와 관리부 등을 거쳐 2013년 12월 전무로 승진, 현재에 이르렀다.

이밖에 깨끗한나라는 3세 경영인이자 최병민 회장의 장녀 최현수씨가 전무로 재직 중이며 한국제지 역시 단재완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단우영 전무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제지기업은 1950~60년대에 설립돼 창립자나 그 자녀들의 연배가 비슷하다”며 “최근 2세들이 대부분 70대에 접어들면서 3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며 특히 새 정부 들어 상속·증여세율이 인상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증여에도 속도를 내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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