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들이 100만 파운드 가치가 있는 보석이나 그림이었다면 대중의 반응은 달랐을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돈’을 태웠다는 사실이다. 현금을 태우는 동영상을 본 사람들은 그 돈이 실현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일을 떠올린다. 새집과 새 차, 빚더미 탈출, 세계 여행 등이 그것이다. 현대사회에서 돈을 불태우는 일은 신성모독을 넘어 인류의 존재 의미를 뒤흔드는 것이다.
이 책은 돈을 어디에 쓰고 어떻게 벌 수 있는지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 우리가 돈을 통제하지 않고 돈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통제해 때론 역효과를 낳거나 때론 훌륭한 삶을 영위하는 돈과 인간 심리의 관계를 모색한다.
저자 클라우디아 해먼드는 심리학, 신경과학 및 행동경제학 분야의 학자들을 인터뷰하고 수백 건의 사례를 수집해 사람이 돈 앞에서 어떻게 비합리적으로 행동하고 어떻게 행복하게 소비하는지 알려준다. 263가지 숨겨진 심리 실험에선 돈의 엄청난 위력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과의 관계에서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저자는 연구를 통해 증명한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모았는데,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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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려면 간식을 살 때 반드시 현금을 내라.
△매주 같은 번호로 복권을 사면 안 된다. 그러면 복권을 사지 못한 주에 그 번호가 당첨됐을 때 땅을 치고 후회할 수 있다.
△외로움을 느낄 때 물질주의에 의존하거나 외로움에 대한 보상으로 돈을 벌려고 애쓰는 일은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하지만 자그마한 사치를 부리는 일은 도움이 된다.
△행복해지는 일에 돈을 쓰고 싶다면 물건보다는 경험을 소비하라.(멋진 옷보다 여행)
저자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 적게 가진 사람보다 행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갑자기 돈이 생겨났다고 해서 크게 행복해지지 않는다”며 “가진 돈으로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면 우리는 더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돈의 힘=클라우디아 해먼드 지음. 도지영 옮김. 위너스북 펴냄. 340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