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시총 반년 만에 150조↑…현대차만 울었다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반준환 기자 2017.06.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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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 긴급점검]10대그룹 상장사 94곳 전년말대비 시가총액 23.5% 늘려…삼성·SK·LG등 큰폭 늘어

10대그룹 시총 반년 만에 150조↑…현대차만 울었다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이 반년 만에 150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지수가 한때 2400선을 돌파하는 대세 상승에 힘입어 상장사들이 20% 넘게 몸집을 불렸다.

2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10대 그룹 코스피·코스닥 상장 계열사 94곳(우선주 제외)의 시가총액 합계는 877조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25조5035억원에서 20.9%(151조5815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그룹별로는 삼성과 SK, LG그룹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삼성그룹 상장사 16곳의 시가총액은 451조238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3.8% 늘었다.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가 최근 20조원 어치의 자사주를 소각했는데도 86조원 넘게 시가총액이 증가했다. 이밖에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가 101.8%, 삼성바이오로직스 (770,000원 ▼10,000 -1.28%)가 86.4% 성장하며 시가총액 증가를 이끌었다.

SK그룹의 효자는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다. 시총 32조원에서 48조원으로 반년 동안 16조원 넘게 몸집을 불렸다. SK그룹 상장사 16곳의 시가총액 증가분 25조원 가운데 65% 가까운 금액이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을 타고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쓰고 있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 역시 IT(정보통신) 강세장에 힘입어 시가총액을 18조5720억원어치 끌어올렸다. LG전자 (90,800원 ▲200 +0.22%), LG디스플레이 (10,320원 ▲40 +0.39%)가 각각 53.7%, 18.4% 성장했고, LG화학 (373,500원 ▲500 +0.13%)도 1분기 화학 업황 호조를 타고 덩치가 2조5044억원 늘었다.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LG이노텍 (213,500원 ▲1,000 +0.47%)도 1조원씩 시가총액을 불렸다.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 그룹은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사업회사 3곳을 분할 재상장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12조4020억원이었던 그룹 시가총액은 지배구조 및 자산 재평가 효과를 타고 18조6888억원으로 늘었다. 유일하게 50% 이상 성장한 그룹이 됐다.

반면 상반기 내내 국내외 판매부진과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시달린 현대차 그룹은 2.7%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7.6%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증시 성장 폭의 5분의 1도 못 미쳤단 얘기다.


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기아차 (118,200원 ▲1,600 +1.37%), 현대글로비스 (184,000원 ▲4,000 +2.22%), 현대위아 (57,200원 ▼900 -1.55%)현대차 (249,500원 ▼500 -0.20%)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 4곳의 시가총액이 0~4% 감소했다. 증권사인 HMC투자증권만 코스피 상승 여파로 35.3% 시총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대기업 들이 이머징(신흥국) 시장 대비 5~20%가량 디스카운트(할인)을 받았다"며 "실적 증가와 주주 환원정책 강화 등으로 재평가(리레이팅)을 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확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 친화정책을 고려하면 추가로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55% 오른 2395.66으로 종가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오전 장중 한때 2402.8까지 치솟으며 2400선을 돌파, 신고점도 새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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