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10대 그룹 코스피·코스닥 상장 계열사 94곳(우선주 제외)의 시가총액 합계는 877조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725조5035억원에서 20.9%(151조5815억원) 증가한 금액이다.
SK그룹의 효자는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다. 시총 32조원에서 48조원으로 반년 동안 16조원 넘게 몸집을 불렸다. SK그룹 상장사 16곳의 시가총액 증가분 25조원 가운데 65% 가까운 금액이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을 타고 역대 최고 실적을 새로 쓰고 있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129,000원 ▲1,700 +1.34%) 그룹은 현대로보틱스와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 사업회사 3곳을 분할 재상장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12조4020억원이었던 그룹 시가총액은 지배구조 및 자산 재평가 효과를 타고 18조6888억원으로 늘었다. 유일하게 50% 이상 성장한 그룹이 됐다.
반면 상반기 내내 국내외 판매부진과 중국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에 시달린 현대차 그룹은 2.7%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7.6% 성장한 점을 감안하면 증시 성장 폭의 5분의 1도 못 미쳤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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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240,500원 ▼3,500 -1.43%)와 기아차 (118,200원 ▲1,600 +1.37%), 현대글로비스 (184,000원 ▲4,000 +2.22%), 현대위아 (57,200원 ▼900 -1.55%) 등 현대차 (249,500원 ▼500 -0.20%)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 4곳의 시가총액이 0~4% 감소했다. 증권사인 HMC투자증권만 코스피 상승 여파로 35.3% 시총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대기업 들이 이머징(신흥국) 시장 대비 5~20%가량 디스카운트(할인)을 받았다"며 "실적 증가와 주주 환원정책 강화 등으로 재평가(리레이팅)을 받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확대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 주주 친화정책을 고려하면 추가로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 하반기는 물론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0.55% 오른 2395.66으로 종가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오전 장중 한때 2402.8까지 치솟으며 2400선을 돌파, 신고점도 새로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