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듀위씨(33)는 장바구니에 김 24팩을 쓸어 담았다. 현지 식품 브랜드 '마마수카'(MAMASUKA) 제품이지만 겉봉 왼쪽 아래에는 대상 청정원 로고와 '재래김'이라는 한글이 적혀있다. 대상 인도네시아 법인이 국내 김 제품을 현지화해 내놓은 이 할랄제품은 완전히 '국민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인도네시아 마트에서 판매 중인 미원과 마마수카 제품들. 현지 창고형 마트에서 판매 중인 미원 대용량 제품. 미니마켓 '인도마렛'에 진열된 마마수카 마요네즈와 김/사진=배영윤 기자
대상 인도네시아 법인의 현지 직원이 미원 레몬티 제품과 마마수카 김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배영윤 기자
조미료 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01년 론칭한 종합식품 브랜드 '마마수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마요네즈와 김 등 청정원 제품을 들여와 할랄 인증을 받고 현지 입맛에 맞게 변형해 히트 상품으로 만들었다. 당시 현지인들은 마요네즈를 튀김요리를 찍어먹는 소스로만 사용했는데 샐러드·샌드위치 등 다양한 활용법을 적어 용기에 부착했더니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판매량이 30배나 늘었다.
김은 '스낵'으로 콘셉트를 완전히 바꿔 대박이 났다. 진입 장벽이 높은 현지 유통채널인 '미니마켓'에 모두 입점시켰다. 미니마켓은 편의점과 동네 슈퍼의 중간 규모로 '인도마렛', '알파마트' 등 현지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인도네시아만의 독특한 유통 채널이다. 매장 규모가 작다보니 품목별 브랜드수에 제한이 있고 입점 기준이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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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지코아궁 대표는 "마마수카 전 제품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 행진을 지속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의 40%를 넘어섰다"며 "지금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조미료 매출(60%) 비중을 역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 인도네시아 법인 직원이 현지 소비자에게 마마수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배영윤 기자
인도네시아 사업이 승승장구하면서 대상그룹의 할랄 식품 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할랄 인증 품목은 2010년 마요네즈를 시작으로 △2012년 3품목 △2013년 9품목 △2014년 6품목 △2015년 4품목 △2016년 6품목 등 총 29개까지 확대했다. 장 대표는 "국내 식품업체 중 할랄 인증 품목을 가장 많이 확보했을 것"이라며 "향후 인증 품목을 확대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할랄 식품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럽·미국·중국·중동 등 각 국가별 무슬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틈새시장 발굴도 지속한다.
인도네시아를 거점으로 해외 소재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국내 식품기업 최초로 팜오일 공장을 세웠다. 2015년에는 현지 법인에 697억원을 투자해 전분당 사업에 진출했다. 전분당 공장은 올해부터 본격 가동해 현지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대상 관계자는 "국내 소재 시장 매출 정체에 따른 대응책으로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MSG(글루탐산일나트륨) 위주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미래수익원을 확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