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英, 역사적 브렉시트 협상 돌입...이혼(탈퇴조건)협상부터 우선 진행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6.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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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왼쪽)과 미셀 바르니에 EU협상 수석대표가 1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상 시작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FPBBNews=뉴스1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왼쪽)과 미셀 바르니에 EU협상 수석대표가 1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협상 시작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FPBBNews=뉴스1


유럽연합(EU)과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 공식 돌입한 가운데 양 측은 첫날 협상에서 이혼협상(영국의 탈퇴조건)을 우선 진행키로 합의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셀 바르니에 EU 협상수석대표와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 EU본부에서 역사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했다.



영국이 지난해 6월 23일 EU 탈퇴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 브렉시트를 결정한지 1년 만이다. 이번 협상은 현대사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제협상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양측은 첫날 회담에서 EU의 오랜 요구에 따라 영국의 탈퇴 조건과, 영국에 거주하는 EU 국민과 EU에 거주하는 영국 국민의 권리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했다. 영국인 탈퇴조건과 무역협상 등을 동시에 진행하자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양보하면서다.



양 측은 이날 협상 결과에 따라 협상 초기 단계에 영국의 탈퇴조건과, 시민권리, 북아일랜드와 영국간 국경문제 등을 다룰 예정이다.

양측은 탈퇴의 세부사항을 다룰 3개 실무그룹을 구성키로 합의했다. 실무그룹은 금융결제, 국민권리, 다른 법적 이슈들을 각각 다룬다. 양측은 매달 1주일간의 협상을 진행하고, 기술적 업무와 협의를 위해 중간에 휴지기를 가진다.

영국은 다음주에 국민권리에 대한 자신들의 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주제의 민감성을 고려해 북아일랜드와 영국간 국경문제는 협상 차석대표간 대화에서 개별적으로 다뤄질 계획이다.


바르니에 EU 협상수석대표와 데이비스 영국 협상수석대표는 첫날 회담 이후 “협상이 달성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영국이 오는 2019년 3월까지 EU를 떠나려면 협상일정이 촉박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EU와 영국 모두에 공평한 협상이 가능하고, 아무런 협상이 없는 것보다 더 나을 것"이라며 "이것이 오늘 내가 데이비드 대표에게 한 말이며, EU에 (영국에 대한) 적의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각에서 제기되는 "나쁜 협상보다는 협상이 없는 것이 낫다"는 주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대표는 "협상일정이 야심차지만, 충분히 달성가능하다"며 "테레사 메이 총리가 이달 영국 총선에서 다수당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어떤 것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영국 내부에서는 무질서한 EU 탈퇴가 유럽보다는 영국경제에 보다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반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끝내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EU가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데이비스 대표는 이와 관련, “중요한 점은 어떻게 과정이 시작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끝나느냐”라고 주장했다.

한편, EU와 영국은 이날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 건물 7층에서 바르니에 대표와 데이비스 대표를 비롯해 전체 협상팀이 참석한 전체 회의로 역사적인 브렉시트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 협상팀을 이끄는 바르니에 대표와 데이비스 대표는 1990년대 유럽장관으로 서로를 알고 있었지만, 1년 전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단 한차례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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