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점포에 들어간 청년상인 효과…시장 손님 15배 '폭등'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2017.06.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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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상인 육성사업 참가자 모집…점포당 2500만원 지원, 시장엔 15억원

원주중앙시장 사례/자료=중기청원주중앙시장 사례/자료=중기청


논산화지중앙시장 사례/자료=중기청논산화지중앙시장 사례/자료=중기청
#상권의 쇠퇴로 한산했던 원주중앙시장은 2년여 만에 활기를 되찾았다. 기존 상인들이 떠난 점포에 청년상인들이 패브릭 공방을 비롯해 반려동물 유골함 판매, 금속공예, 천연비누, 갤러리, 선술집 등을 창업하면서다. 하루 평균 100명이 찾던 이곳은 주말 기준 1500명이 들르는 지역 명소가 됐다.

18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이처럼 청년상인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대표적 시장은 크게 4곳이다. 원주중앙시장의 패브릭 공방 외에도 논산화지중앙시장의 과일모찌, 춘천육림고개시장의 도너츠·식빵, 서울뚝도시장의 수제맥주 등은 청년상인들이 전통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점포다.



원주중앙시장의 경우 최근 2년간 62개 청년점포가 생기면서 원주시의 쇼핑, 관광명소가 됐다.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인 매출도 2배에서 3.5배까지 늘어났다.

춘천육림고개시장도 17곳이 영업 중이다. 청년고갯길을 조성해 먹거리와 체험 위주의 점포가 집중적으로 들어섰다. 그 결과 방문자는 하루평균 200명에서 2000명으로 10배 늘었다. 청년상인 월 매출액은 400만원에 육박한다.



11곳의 청년점포가 들어선 서울 뚝도시장은 싱글족을 타깃으로 조성됐다. 대표점포인 수제맥주점은 월 12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주변 상인들이 판매하는 음식들도 안주용으로 팔리고 있다.

논산화지중앙시장에는 10곳의 청년점포가 있다. 문화점포 중심으로 구성됐다. 지역특산품인 딸기를 활용해 과일떡, 과일찐빵 등도 인기다. 시장 방문객은 5배가 늘어났다.

이들의 공통점은 청년상인 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은 곳이다. 문 닫은 점포에 입점하는 청년상인은 한 곳당 2500만원을 지원받는다. 쇠퇴한 시장별로 청년상인들을 모집해 교육을 시킨 뒤 빈 점포에 입점시키는 방식이다. 빈 점포가 밀집된 곳은 집단 청년상인 입점구역인 청년몰을 조성한다. 이곳에는 고객들의 휴식공간과 상인 협업공간이 있다. 1개 시장마다 15억원까지 지원한다.


모든 전통시장이 청년상인의 유입으로 성공한 것은 아니다. 점포의 입지가 열악하거나 교육·컨설팅이 부족했던 인천 A시장과 대전의 B시장은 청년상인 정착에 실패한 사례다.

이런 이유로 중기청은 이번 사업부터 내용을 일부 수정해 추가로 모집한다. 우선 청년상인들에게 점포 선택권을 부여한다. 빈 점포 외에도 영업이 부진한 이유 등으로 활용되지 않는 기존 점포를 선택해 입점할 수 있게 된다. 여건이 되면 2개 점포를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기존에 시장을 우선 선정한 뒤 자체적으로 청년상인을 모집하던 방식에서, 먼저 청년을 모집해 교육시킨 뒤 이들이 원하는 시장에 입점하도록 시장 선택권도 부여한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청년상인의 성과 창출을 위해 사업 추진방향을 재설계했다"며 "청년들의 도전에 힘이 되고 전통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예비 청년상인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청년상인팀으로, 청년몰 조성을 원하는 시장은 전국 12개 지방중소기업청으로 다음 달 7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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