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요일 점심은 부장픽으로"…'프듀'가 낳은 신조어

머니투데이 모락팀 윤기쁨 기자 2017.06.1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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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요일·프밍아웃·착즙·고정픽·머글…프듀 신조어, 학생·직장인·주부 사이 유행

'프로듀스 101 시즌2' 에 참가한 연습생들/사진=뉴시스<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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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시즌2' 에 참가한 연습생들/사진=뉴시스



#프요일마다 윙딥 보는 낙으로 사는 국프앰인데 내친구 머글도 셀캠보고 반했다. 견제픽 찍으라고 했더니 팬카페에서 장작보고 마음이 돌아선 모양이다. 다른 연습생 착즙을 시작하더니 다음날 회사에 출근해서 프밍아웃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부장픽과 대리픽이 서로 달라 싸움이 붙었다며 친구가 속상해했다.

인기를 끌고 있는 Mnet '프로듀스101 시즌2'(이하 '프듀')가 다양한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다. 방송을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생소하지만 애청자들에게는 익숙한 단어들이다. '프듀' 신조어가 학생은 물론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유행처럼 퍼지며 다양한 상황에서 회자되고 있다.



◇프요일·프밍아웃·머글…"평일엔 프밍아웃, 프요일에는 국프앰"
'프밍아웃' 하는 국민프로듀서들 '프밍아웃' 하는 국민프로듀서들
빅데이터를 연구 중인 대학원생 정모씨(34)는 '프듀' 키워드 언급도와 투표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프듀' 커뮤니티를 찾았다가 당황했다. 커뮤니티 게시글이 온통 외계어 같았던 것. 정씨는 "게시글의 용어들이 무슨말인지 몰라 결국 연구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정씨를 혼란에 빠뜨린 용어는 '프밍아웃'. '머글' 등이다. '프요일'은 ‘프듀’가 방영되는 금요일을 말한다. '프밍아웃'은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이 프로듀스 애청자임을 밝히고 자신이 지지하는 연습생에게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영업하는 행위다.



머글은 '프듀'를 안보는 일반인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원래 소설 ‘해리포터’에서 마법세계 존재를 모르는 일반인을 지칭한다. '머글픽'은 일반인이 '프듀'에 관심은 없지만 적당한 호감으로 투표하는 것을 뜻한다. '머글픽'은 카메라에 많이 잡히거나 화제성이 커 일반인에게도 알려진 연습생들이 대부분이다. '국프앰'은 '국민프로듀서 엄마' 줄임말이다. 앰은 '애미'의 줄임말로 어머니의 마음으로 팬질을 하겠다는 의미다. '~팬'과 비슷한 표현이다.

◇고정픽·견제픽…"피디픽 막으려면 견제픽 찍어야 한다"
'프듀' 애청자 직장인 김모씨(28)는 요즘 '~픽'이라는 말을 자주쓴다. 직장 동료들과 점심 메뉴를 고를 때도 "부장픽은 부대찌개, 대리픽은 김치찌개니까 한식집으로 가자"고 말한다.

‘픽’은 뽑다·고르다는 뜻의 ‘PICK'으로 '프듀'에서는 국민프로듀서가 마음에 드는 연습생에게 투표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 사람당 2명에게 투표할 수 있어 자신이 고정적으로 지지해 매주 투표하는 연습생을 ‘고정픽’ 혹은 '1픽'이라고 표현한다. 1픽은 1지망을, 2픽은 2지망을 지칭한다.


'견제픽'은 자신의 고정픽을 1위로 만들기 위해 남은 한표를 낮은 순위의 연습생에게 투표해 사표를 만드는 것을 말한다. 견제픽이 몰릴 경우 낮은 순위에 있던 연습생이 상위권으로 급부상하는 경우도 있다. '피디픽'은 PD가 고른 연습생을 뜻하는 데, 투표율은 방송 분량과 직결되기 때문에 카메라에 많이 잡힐수록 픽도 올라간다. 시청자들은 이유없이 화면에 여러번 잡히는 연습생을 피디픽이라고 부른다.

◇셀프캠·착즙·장작…"착즙된 연습생들, 셀프캠으로 만나요"
'프로듀스 101 시즌2' 연습생들이 직접 찍는 셀프카메라/사진=네이버TV 캡처'프로듀스 101 시즌2' 연습생들이 직접 찍는 셀프카메라/사진=네이버TV 캡처
'셀프캠'은 연습생들이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는 셀프카메라(Self Camera)의 줄임말. 많은 인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여건상 각 연습생들의 방송분량이 미비하기 때문에 제작진은 매주 비하인드컷과 셀프캠 영상을 공개한다.

'착즙'은 방송에서 분량이 극히 적은 연습생들을 위해 팬들이 분량을 억지로 뽑아내는 것을 말한다. 마치 착즙기로 즙을 힘들게 뽑아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 장작은 자신의 고정픽에게 유리하도록 다른 연습생을 깎아내리거나 악의적 내용을 올리는 게시물을 말한다. 장작으로 특정 연습생 팬들끼리 싸움이 붙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프듀' 신조어 유행에 대해 "해당 방송을 보지 않아도 주변인들이 새로운 말을 쓰면 소외되기 싫고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따라쓰게 된다"며 "거부감을 느꼈던 사람도 신조어를 계속 접하면 유행하는 콘텐츠에 관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프듀'는 16일 최종 데뷔 멤버 11인을 결정하는 마지막 11회를 생방송한다. '프듀'는 지난 10회 기준 평균 시청률 3.9%, 최고 시청률 4.4%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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