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진주 재건축 '1억 로비' 설계업체 임원 검찰행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2017.06.14 10:10
글자크기

홍보업자 상대 "조합임원에게 말해 설계일감 따게 해달라" 1억2000만원 건넨 혐의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해당 조합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사진제공=해당 조합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장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이 '1억원대 로비' 혐의로 설계업체 임원 등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보완 수사에 들어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최근 배임증재 혐의로 중견 설계업체 A사의 부사장 이모씨(52)를 기소의견(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배임수재 혐의로 홍보대행업자 이모씨(45·여)도 검찰로 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A사 부사장 이씨는 2015년 잠실진주 사업에 참여 중인 홍보대행업자 이씨에게 "조합의 실세인 이사 김모씨에게 부탁해 A사가 일감을 따도록 해달라"며 약 1억2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바람대로 50억원 상당의 설계 일감을 가져갔다.

재건축 사업에서 협력업체가 일감을 따기 위해 다른 협력업체(정비사업전문관리 업체 제외)에 뒷돈을 주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업체선정 권한을 가진 조합 임원에게 직접 로비가 이뤄진다. 경찰은 검은돈이 홍보대행업자 이씨를 거쳤을 뿐 최종적으로 김씨 등 조합 임원들에게 흘러간 것으로 보고 수 개월간 수사 했지만 이를 입증하는데 실패했다.



뒷돈이 홍보대행업자 이씨의 남편이자 전직 현대산업 (8,260원 ▼140 -1.67%)개발 직원인 이모씨의 계좌까지 거친 탓에 '남편 이씨와 현대산업개발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이 역시 증명되지 못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잠실진주 사업의 시공사다.

경찰 관계자는 "계속해서 잠실진주 사업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추가로 제보 등의 증거가 포착된다면 또 수사를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수사와 다른 결과를 낼지 관심을 모은다.


잠실진주아파트는 1981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16개동 1507세대로 지어졌다. 삼성물산 (150,000원 ▲1,600 +1.08%)과 현대산업개발의 주도로 기존 건물을 허물고 아파트 16개동 2390세대를 새로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는 약 7300억원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