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간 130% 상승률도 등장…올해 스팩시장 폭발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2017.06.06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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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 합병 상장, 7년간 36개…올해만 18개…공모자금 변동성 낮고 절차 간소 장점 부각

유아동 신발 회사 토박스코리아 (3,470원 ▼10 -0.29%)는 지난 4월28일 대우SBI스팩1호와 합병하며 코스닥에 상장했다. 합병기준가는 2151원. 대우SBI스팩1호는 합병 상장 전인 지난 2월만 해도 2100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2월 중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4월에는 6000원을 넘어섰다. 현재는 5000원 선에서 거래 중이다. 넉 달간 상승률이 130%가 넘는다. 토박스코리아 대박은 '스팩'에 대한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에서 총 18개 기업이 스팩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2~4개 기업이 스팩을 통한 합병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2015년 13개, 2016년 12개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는 역대로 가장 많은 스팩 상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넉달간 130% 상승률도 등장…올해 스팩시장 폭발


올해 18개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을 완료할 경우, 2010~2016년에 이뤄진 전체 36개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스팩 합병으로 상장한 기업은 벌써 10곳이고, 8개 기업이 스팩 합병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시장을 정조준한 증권사와 증시 입성이 목적인 기업, 대주주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시가총액 1조원에 달하는 큰 규모의 기업도 스팩 상장에 나설 정도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 입장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데다 대박까지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이라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며 "스팩 상장이 더욱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스팩은 주관 증권사가 신주를 발행해 공모자금을 모아 상장한 서류상 회사를 일컫는다. 스팩은 상장 뒤 3년 안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최근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 사이에서 스팩이 각광받는 이유는 절차상 편리함 때문이다. 이미 상장한 스팩과 합병하는 구조인 만큼 직상장 기업과 달리 수요예측이나 청약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또 공모자금 규모도 고정돼 있어 대주주 입장에서 발행주식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자금을 확정할 수 있다.

◇스팩시장 KB·NH·미래가 주도=증권사에서도 스팩 합병 상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선점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합병기업을 찾고 있는 상장된 스팩은 57개다. 증권사별로 보면 KB증권 7개, NH투자증권 6개, 미래에셋대우 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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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KB증권의 활약이 돋보인다. KB증권은 현재까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은 16개의 스팩을 상장했고, 이 가운데 9개가 합병을 통한 상장을 완료했다. 스팩상장수, 합병상장수 모두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많다. KB증권은 4개 본부를 둔 ECM본부 중 1본부가 스팩상장을 전담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스팩은 투자자 사이에서도 중요한 투자 대상이다. 우선 합병 전에 스팩 주식을 산 투자자는 상장된 스팩이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청산되더라도 공모가 2000원의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또 스팩이 합병기업을 발표한 뒤 해당 기업의 가치와 인지도에 따라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바퀴 달린 신발 '힐리스'를 수입 판매하는 토박스코리아와 합병 상장한 대우SBI스팩1호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합병을 통해 스팩 상장을 완료한 와이아이케이 (14,280원 ▼1,020 -6.67%), 한강인터트레이드 (791원 0.00%) 역시 합병기준가 대비 50% 이상의 주가 상승을 기록 중이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팩 합병 상장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3.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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