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7' 성료…'혁신의 장' 가능성 확인

머니투데이 타이베이=이해인 기자 2017.06.03 12:00
글자크기

스타트업 키우고 AI·IoT 등 주제도 다양화···'오버클럭 잔치' 오명 벗고 진화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17'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해인 기자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17' 전시장 내부 모습./ 사진=이해인 기자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17'이 5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올해는 스타트업 전문관인 이노벡스관을 확대하고 게이밍 VR(가상현실)관을 신설한 것이 특징.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과 관련된 다양한 세션도 진행, '오버클럭 잔치' 오명을 벗고 '혁신의 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타이트라(TAITRA)와 TCA(타이베이컴퓨터협회)는 3일 '컴퓨텍스 2017'의 공식적인 폐막을 알렸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후 5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것. 컴퓨텍스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 ICT 박람회이자 대만 정부가 가장 신경쓰는 글로벌 이벤트 중 하나다.



월터 예 타이트라 사장은 "올해 컴퓨텍스는 예년과는 확실히 달랐다"며 "글로벌 대표 ICT 기업 관계자들이 직접 AI와 IoT에 대한 식견을 나누고 혁신을 대표하는 스타트업들의 참가도 확연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프렌들리"…이노벡스 키운다=올해 '컴퓨텍스 2017'에서는 스타트업 전문관인 이노벡스관의 비중이 대폭 커졌다. 규모는 물론 관람객들도 크게 늘었다. 이노벡스관의 올해 참가 기업 수는 272여곳. 전년 대비 20% 가량 늘었다. 참가 기업들의 출신국이 다양화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참가 스타트업의 90% 이상이 대만 스타트업이었다면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적의 스타트업들이 모였다.



타이트라와 TCA는 장기적으로 이노벡스를 키워 내 별도 브랜드화할 계획이다. 대만 정부가 제조업 한계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스타트업 키우기에 나선 것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대만 정부는 타오위안 지역에 '아시아 실리콘밸리' 조성 등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17'에서 관람객들이 VR(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지난달 3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진행된 아시아 최대 ICT(정보통신기술) 박람회 '컴퓨텍스 2017'에서 관람객들이 VR(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그러나 아직까지 시장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퀘스트 벤쳐캐피탈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대만 스타트업 중 굵직한 투자를 이끌어 낸 기업 수는 각각 60여곳으로 비슷했다. 타이트라는 컴퓨텍스가 대만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 해외 자본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하며 유니콘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AI·IoT 게임까지…다양성 키우는 컴퓨텍스=올해 컴퓨텍스의 또 다른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PC 부품 출시가 주를 이루며 '오버클럭 잔치'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AI와 IoT, 게이밍 등 영역을 확장하며 '진화'를 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년 컴퓨텍스 기간에는 CPX 컨퍼런스와 각종 키노트, 세미나가 진행된다. 올해는 인텔, IBM, ARM,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 기업 임원진이 총 출동, AI와 IoT에 대한 식견을 나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AI포럼에서 자사의 신제품과 미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AI포럼에서 자사의 신제품과 미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사진=이해인 기자
게이밍·VR관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띈다. 이 역시 제조업 한계 극복을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 게이밍 관련 기기 시장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 특히 단순히 게이밍 PC나 노트북, 쿨러에 그치지 않고 24시간 코딩대회, e스포츠 리그 등 이벤트를 풍성하게 펼친것도 긍정적이다.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까지 아우르는 컨퍼런스로 발전시키고 있는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혁신과 신기술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라며 "AI나 IoT 컨퍼런스에서 크게 새로운 내용은 없었지만 아시아에서 이처럼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세미나를 한번에 들을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드문 만큼 행사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