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딘퓨쳐스 PER 20배 책정…해외사업 부진은 걸림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7.06.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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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높은 7개 비교기업 꼽아 기준 PER 32배 적용하고 40% 수준 할인율로 공모가밴드 산출…"에스디생명공학 사례 잊었나" 지적도

화장품 기업 아우딘퓨쳐스가 본격적인 IPO(기업공개)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PER(주가수익비율) 20배에 근접한 공모가밴드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최근 화장품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살으나고 있지만 일각에선 해외 사업 부진이 가시화된 상황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고집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일 아우딘퓨쳐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희망공모가밴드 2만6000~3만원은 PER 16.9~19.5배 수준이다. 비교기업 7개를 골라 평균 PER를 32.3배로 책정하고, 할인율 39.6~47.7%를 적용해 산출했다.



아우딘퓨쳐스 PER 20배 책정…해외사업 부진은 걸림돌


아우딘퓨쳐스가 희망공모가밴드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할인율을 적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비교기업 7곳 모두를 국내 증시에서 수익대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 위주로 골라 선정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화장품 회사 중 PER 20배를 밑도는 에스디생명공학 (349원 ▼18 -4.90%), 잇츠한불 (13,950원 ▲1,640 +13.32%), 한강인터트레이드 (791원 ▼5 -0.63%) 등은 비교기업에서 뺐다. 대신 PER 30배가 넘는 코스맥스 (9,850원 ▲280 +2.93%), 클리오 (34,850원 ▲50 +0.14%), 코스온 (176원 ▼14 -7.37%), 한국콜마 (55,200원 ▲4,100 +8.02%), 네오팜 (26,300원 ▲750 +2.94%), 코스메카코리아 (46,300원 ▲2,100 +4.75%)을 포함했다. 비교기업 중 에이블씨엔씨 (8,040원 ▲710 +9.69%)만이 PER 24배 수준으로 30배에 못 미친다.



이 때문에 PER가 높은 비교기업 7개를 꼽아 높은 수준의 기업가치를 확보한 뒤 할인율을 세게 적용하는 '조삼모사'식 전략을 썼다는 비판도 나온다.

올해 유일한 화장품 IPO 기업인 에스디생명공학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에스디생명공학 역시 동종업계 7개의 평균 PER 26.42배를 기준으로 40% 수준의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밴드(1만5000~1만8000원)를 산출했다.

아우딘퓨쳐스보다 낮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했지만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 공모가는 밴드를 하회한 1만2000원에 결정됐다.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에스디생명공학이 제시한 공모가밴드를 인정하지 않은 셈이다.


에스디생명공학은 3월2일 상장 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1만원 아래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중국 공장 본격 가동 소식이 전해진 5월에야 반등해 1만3000원 안팎에서 거래 중이다. 1일 주가(1만3150원) 역시 지난해 실적 기준 PER 13.1배 수준이다. 아우딘퓨쳐스가 원하는 PER 20배가 녹록치 않아 보이는 이유다.

부진한 해외 사업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우딘퓨쳐스 수출액은 지난해 5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에는 6억원에 그쳤다. 2015년 16.11%에 달했던 수출비중은 올 1분기 4.51%로 급락했다.

반면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된 점과 해외 사업이 중국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유럽 등에서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아우딘퓨쳐스 지난해 매출액은 567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26.2%, 366.4% 증가했다.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보다 향상된 실적을 거뒀다.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253억원, 부채비율은 약 40%로 비교적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확보했다. '이하늬 거즈필링'으로 불리는 아우딘퓨쳐스의 제품 및 브랜드 경쟁력에 대해선 업계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하는 모습이다.

아우딘퓨쳐스는 오는 27~28일 수요예측을 거쳐 7월 3~4일 청약을 받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 사드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업종에 대한 눈높이가 달라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아우딘퓨쳐스가 향후 얼마나 성장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공모 과정에서 흥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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