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룡이 춘향에게 반한 날 '단오'…"쑥떡·앵두화채 드세요"

머니투데이 이슈팀 윤기쁨 기자 2017.05.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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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복 ‘단오풍정’./사진제공=문화재청신윤복 ‘단오풍정’./사진제공=문화재청


그네 줄을 움켜쥔 가늘고 보드라운 손, 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한복치마, 머리 위 흐트러지는 머리카락 한 올. 그네 위에 올라탄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에 남정네는 머리털이 쭈뼛해지고 숨이 가빠온다. 그네 탄 춘향의 모습에 몽룡이 한눈에 반한 날, 5월 5일 단오(端午)다.

‘단오물 잡으면 농사는 다 짓는다’, ‘오월 단오 안에는 못 먹는 풀이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오는 일 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왕성한 날로 우리나라 4대 명절 중 하나에 속한다. 시원한 그네에 몸을 맡기며 더위를 식히고 청포물에 몸을 담그며 봄철 가득 쌓인 미세먼지를 털어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 멱라수에 빠져죽은 굴원 기리며…단오 '유래'

단오의 유래는 중국 초나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나라 굴원은 성품이 충직하고 문장이 수려해 초나라 회왕이 특별히 사랑하는 신하였다. 이런 그를 시기해 일부 간신들은 음모를 꾸며 그를 곤궁에 빠뜨리고, 결국 굴원은 유배를 떠난다. 이후 초나라는 진나라에 의해 멸망하고 이 소식을 들은 굴원은 크게 슬퍼하며 큰 돌덩이를 끌어안고 멱라수에 뛰어들어 투신자살한다. 그날이 바로 5월 5일이다.



사람들은 굴원의 죽음을 슬퍼하며 해마다 이날이면 죽통에 쌀을 넣어 물속에 던져 제사를 지냈다. 또 그의 혼을 건진다 하여 경쟁적으로 배 건너기를 하기도 했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전래되어 음력 5월 5일은 단오가 되었다.

◇ 쑥으로 빚은 절편·앵두로 만든 화채…단오 '음식'
앵두와 쑥./사진=픽사베이앵두와 쑥./사진=픽사베이
선조들은 단오에 쑥을 절편이나 인절미로 빚어 먹었다. 쑥은 항균작용, 소염작용이 뛰어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배탈, 설사를 자주 하거나 식중독으로 고생할 때 효과가 좋다. 또 수리취떡을 챙겨먹어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기도 했다. 수리취는 산나물의 왕으로 불릴 만큼 영양도 풍부한데 피로를 개선하고 식욕을 촉진시키는 비타민C 및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앵두화채 또한 단오에 즐겨먹던 음식이다. 6월 제철음식으로 알려진 앵두는 피로 회복에 좋은 사과산과 포도당, 과당이 풍부하다. 기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고, 땀이 많이 나 피부가 거칠어졌을 때도 효능이 좋다. 예로부터 민가에서는 앵두를 씻어 씨를 뺀 후 설탕에 재워 둔 후 오미자 국물에 넣고 잣을 띄워 먹었다고 전해진다.


◇ 창포물 머리감기부터 부채 선물까지…단오 '풍습'

단오에는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것이 대표적인 풍습이다. 창포물을 끓인 물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면 그 해 여름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데서 유래된 것. 실제로 창포는 혈액순환 촉진과 노화방지는 물론 세정효과까지 볼 수 있는 정유(精油) 성분이 풍부해 옛 여인들의 목욕에 주로 사용됐다.

씨름·그네타기·널뛰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도 행해졌다. 남자들은 두 사람이 샅바나 띠 또는 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는 씨름을 즐겨했고, 여자들은 널뛰기와 그네타기를 했다. 한편 조선시대 임금은 단오에 여름을 시원하고 건강하게 났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재상과 시종들에게 부채를 하사했다. 단오에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은 여기서 유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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