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업계도 '증설·IR' 본격화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심재현 기자 2017.05.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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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약 10조 투입해 시안공장 2라인 착공 준비중, 美 마이크론은 2.2조 투입해 증설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가운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반도체 업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 등 선두권 반도체 업체들은 '증설 카드'를 꺼내 들었고, 투자가 필요한 중소형 설계·소재·장비업체들은 시장과의 '소통'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中시안 2라인 준비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79,200원 ▼500 -0.63%)는 중국 시안에 3D(3차원) 낸드플래시 공장을 추가로 짓기 위해 중국 지방정부와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오는 9월, 늦어도 올해 안에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시안 2라인의 3D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웨이퍼 기준으로 월 10만장 수준으로 전망된다. 1라인 생산량까지 합치면 월 22만장으로 다음달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평택공장(월 20만장)과 비슷한 생산설비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2014년 준공된 시안 1라인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하면 증설되는 2라인에 투입되는 자금은 10조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의 경우 15조6000억원이 투자됐다.

업계 관계자는 "평택공장은 허허벌판에 인프라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새로 지었고 시안 공장은 이미 1라인이 깔린 곳에 2라인을 증설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비용이 10조원을 크게 넘어서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시안 공장 증설을 서두르는 것은 최근 급증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3D 낸드 플래시 월 생산량은 지난해 말 웨이퍼 25만장 규모에서 올해 66만장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 PC(개인용 컴퓨터) 저장장치를 중심으로 3D 낸드플래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도시바, SK하이닉스 등 후발업체가 생산량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3D 낸드 분야에서 '절대강자' 삼성전자의 입지가 다소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업계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 M14공장 3D 낸드 양산 '눈앞'…마이크론, 2.2조 투자 증설

실제로 SK하이닉스 (179,900원 ▲4,500 +2.57%)는 올 하반기부터 3D 낸드 생산을 본격화한다. SK하이닉스는 이천 M14 공장 2층을 3D 낸드 생산라인으로 확정했고 클린룸 공사를 마쳤다. 현재 양산을 위한 준비 중이며, 이르면 오는 7월부터 48단 3D 낸드를 시작으로 추후 72단 3D 낸드도 생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D램 시장 2위인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마감한 도시바메모리 매각 2차 입찰에 참여하는 등 낸드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에 전략의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IHS마킷 집계) 기준으로 낸드(3D 포함) 시장 5위(10.1%)인 SK하이닉스가 도시바(19.3%) 인수에 성공할 경우 1위 삼성전자(35.2%)의 뒤를 바짝 뒤쫒게 된다.

글로벌 D램 3위 업체인 마이크론도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 20억달러(약2조2000억원)을 투자, 반도체 생산 클린룸 증설에 나서는 등 글로벌 수요 폭증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클린룸 증설 외에 삼성전자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13나노(㎚)급 D램 개발에도 뛰어들기로 했다. 히로시마 공장을 전초기지로 미국·대만·싱가포르 공장으로 첨단 반도체 양산기술을 확대 적용,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샌디스크 창업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산제이 메로트라를 최근 새 CEO로 영입하면서 낸드플래시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선 마이크론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73% 수준으로 양강체제를 굳힌 D램 쪽 의존도를 낮추고 낸드플래시 중심으로 사업체질 전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련업계, 뜨거운 시장 관심 속 IR 나서

글로벌 빅플레이어 외 반도체 설계·소재·부품·장비 등 관련 업체들도 투자유치 및 성장기반 구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의 관심도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3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국내 반도체 20개사와 함께 '2017 반도체 IR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반도체 기업가 투자자들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소통 확산을 통해 투자 유치 및 성장기반을 꾀하기 위해 마련됐다. 주요 참석대상은 벤처캐피털(VC), 신기술 금융투자자, 사모펀드(PEF), 엑셀러레이터,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다.

개별 투자미팅에 참여하는 상장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AP시스템 △원익IPS △유니트론텍 △테스 △SK머티리얼즈 △덕산네오룩스 △티엘아이 등 9곳이다.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는 기업은 라온테크를 비롯해 △디바이스이엔지 △저스템 △팀즈 △파워보이스 △파인솔루션 △티지오테크 △페스카로 △이더블유비엠 △햅트릭스 △힉스컴퍼니 등 총 11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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