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하나면 5700개 '뚝딱'…'일자리 메카' 유통산업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17.05.2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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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일자리 강조, 유통 고용창출효과 제조업의 4~5배…롯데 쇼핑 계열사 직·간접 고용인원만 15만여명…출점·영업 규제 관건

백화점 하나면 5700개 '뚝딱'…'일자리 메카' 유통산업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으면서 유통업계의 일차리 창출 기여도가 주목받고 있다. 민간 분야의 일자리 창출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선 대규모 점포 출점, 영업 제한 등 유통산업 규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업종별 산업규모 대비 취업자 수는 도소매서비스업(유통업)이 10억원당 26.9명으로 전기전자 5.3명, 건설 18.9명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쇼핑몰에서 10억원 매출이 발생하면 27명의 취업자가 생긴다는 의미로, 고용창출효과가 전기전자 업종의 4~5배 수준에 달한다.



유통 산업의 일자리 기여도는 개별 기업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유통업계 1위인 롯데그룹의 롯데백화점은 백화점, 아웃렛 등 전국에 55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점포 중 대형점의 경우 5000명 이상, 중소형점 2000~3000명, 아웃렛 1000명 정도의 인원을 직·간접으로 고용하고 있다. 규모가 큰 롯데백화점 명동 본점과 잠실점의 경우 입점 업체들의 판매 직원 등을 포함한 전체 직,간접 고용인원이 각각 5700명에 달한다. 대규모 백화점 1개가 생기면 지역 일자리가 5000개 이상 새로 창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백화점 본사와 각 영업현장 등 55개 점포의 전체 고용 규모는 총 8만 여명에 이른다.

롯데의 다른 쇼핑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는 전국에 46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전부 8000여명 직원이 일하고 있다. 매장 하나를 새로 낼때마다 17명의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는 19개 매장을 새로 내, 320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올해도 10여개의 매장을 새로 낸다.



롯데백화점과 하이마트 외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의 14개 유통계열사를 합친 전체 직접 고용인원은 4만4000여명에 이르고, 각 매장의 입점 업체 등을 포함한 간접고용까지 포함하면 인원은 15만명까지 늘어난다. 롯데 쇼핑 계열사 가운데 백화점, 마트 등을 운영중인 롯데쇼핑은 2008년부터 6년 동안 직원수가 1만5000명 증가해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고용창출 우수 기업'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롯데는 2013년 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 오픈 때 800명, 2014년 프리미엄아울렛 광명점 때 200여명을 지역에서 각각 뽑았고, 2016년 오픈한 롯데몰 진주점도 400명을 현지에서 채용해 현재 근무 중에 있다. 교외형 점포의 지역민 채용 비중은 김해점의 경우 80%에 이르고 부여점도 60%에 달한다.

이같은 유통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기존 지역상권이 받는 피해를 고려할 때 온전히 새로운 일자리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옴니채널(omni-channel)의 등장,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해외 직구 등 다양하고 새로운 쇼핑 채널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점포들에 대한 규제가 기존 상권의 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대규모 점포 출점, 영업 제한 등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 유통산업이 일자리 창출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고, 전통시장, 기존 상권 등은 각자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세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하고 융합된 유통채널들이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 등 특정 업태를 규제한다고 기존 상권이나 소상인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다"면서 "중앙 차원에서 출점, 영업시간 규제 등을 일률적으로 강화할 것이 아니라 각 지역의 경제와 일자리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와 글로벌시장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고민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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