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7.05.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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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프로야구 히어로즈 구단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정식 모기업 없이 기업들에 이름을 빌려주고 후원을 받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2016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스폰서로 J트러스트와 계약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J트러스트가 일본계 회사인데다 JT저축은행과 JT친애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2곳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대출장사를 한다는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와 일본에 대한 반감이 결합돼 히어로즈 구단과 J트러스트의 스폰서 계약은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렇듯 일본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국내 시선은 차갑다 못해 냉기가 돌 정도다. 탄탄한 자금력과 초저금리로 무장한 일본계 자금이 국내 대부업에 이어 저축은행업까지 손을 뻗치면서 국부가 유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일본계 저축은행은 SBI홀딩스(SBI저축은행), J트러스트(JT·JT친애저축은행), 오릭스(OSB저축은행) 등이다. 이들 모두 지난해 저축은행 자산 순위에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특히 SBI저축은행은 업계 1위다.



SBI홀딩스는 2013년 3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해 SBI저축은행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SBI홀딩스가 현대스위스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쏟아부은 돈은 1조3000억원이 넘는다. SBI홀딩스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2대 주주라는 이유만으로 저축은행 사태의 책임을 오롯이 지고 부실덩어리였던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했다. SBI저축은행은 평균 대출금리가 9.9% 수준인 중금리대출 '사이다'로 고금리 저축은행의 이미지를 바꾸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일본계 저축은행에 대해선 아직도 부정적인 시선이 많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저축은행의 대출금리는 국내 저축은행보다 오히려 낮았다. SBI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2.15%. JT친애저축은행은 21.83%, JT저축은행은 21.47%였다. 국내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보다 5%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일본계란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자수첩]일본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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