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곰 vs 황소 싸움…"황소가 우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5.2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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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정치 불확실성보다 지속적인 유동성이 우세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앞에 있는 곰상과 황소상/사진=블룸버그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앞에 있는 곰상과 황소상/사진=블룸버그


글로벌 증시에서 '곰'(bear)과 '황소'(bull)의 싸움이 한창이다. 곰은 시장 비관론자나 약세론자를, 황소는 낙관론자 또는 강세론자를 일컫는다.

낙관론자들은 주요국의 경기부양 기조가 시장을 떠받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최근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을 문제 삼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인 악재로 꼽힌다.



마켓워치는 21일(현지시간) 곰과 황소의 팽팽한 싸움에서 전문가들은 황소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라고 보도했다.

사비타 서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 투자전략가는 증시가 5~10% 떨어질 여지가 있다며 1년에 3번가량 이렇게 큰 후퇴가 일어나는 게 보통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증시가 뒷걸음칠 이유가 있다면 반대로 오를 이유도 있다고 했다. 세계 경제 성장세와 주요국의 부양책, 미국의 긍정적인 경제지표 등이 낙관론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서브라마니안은 이에 반해 강세장이 오래 지속되면서 주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낮췄던 기준금리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과 급증한 부채는 비관론을 지지한다고 지적했다.

잭 에이블린 BMO프라이빗뱅크 CIO(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증시 분위기를 비관적인 정치 기사와 긍정적인 유동성의 싸움에 빚댔다.


글로벌 증시는 이미 정치적 불확실성에 충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이 탄핵설로 번지면서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지난 17일 8~11개월 만에 최대폭 하락했고 '공포지수'(VIX)가 치솟았다.

그러나 에이블린은 현재로선 정치적 불확실성보다 유동성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이 정맥 주사를 놓듯 돈을 찍어 금융자산을 매입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난 1년간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 규모가 2조달러에 이른다며 이 유동성이 모두 바닥나면 비로소 약세론이 우세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톰 맥클레런 맥클레런마켓리포트 편집자 겸 애널리스트도 뉴욕증시가 지난 17일 급락한 건 일회성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같은날 S&P500지수 마감가가 200일 이동 평균을 웃돌았다며 이 경우 추가 하락이 이어지지 않는 게 보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S&P500지수는 18~19일 이틀간 오름세를 기록했다.

맥클레런은 지난 1개월간 S&P500지수가 하루짜리 투매 이후 반등하는 탄력을 뽐냈다며 이 추세대로라면 지수가 다음주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계속 논란을 몰고 다니며 금융시장에서 '정치 드라마'가 이제 익숙한 주제가 돼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트럼프의 탄핵보다 그가 공약으로 내건 친성장정책의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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