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슬람과 화해?…"대테러전, 종교 아닌 선과 악의 싸움"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7.05.22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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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태도 바꿔…"테러, 함께 소탕하자" 협력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 이슬람정책을 전환했다. 그는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거두고 이슬람 국가가 미국과 함께 대테러전에 내서야 한다며 협력을 촉구했다.

2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슬람 아랍-미국 정상회담' 기조연설에서 대테러전에 대해 "이는 다른 종교와 종파 또는 문명 간의 전투가 아니다"라며 "인간의 생명을 지우려는 야만적인 범죄자와 생명을 보호하고자 하는 모든 종교인의 품위있는 전투다. 이것은 선과 악의 전투"라고 밝혔다.



그는 테러 희생자의 95% 이상이 무슬림이라는 점과 세계의 위대한 신앙 중 하나가 이슬람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친(親) 이슬람 성향을 드러냈다. 아울러 중동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 등과의 싸움을 끝내기 위해 미국이 이슬람 국가와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하며 이슬람 국가가 테러전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그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를 당신들의 예배당에서, 지역사회에서, 거룩한 땅에서, 이 지구에서 몰아낼 것"이라며 "중동 국가들은 미국의 힘만을 기다릴 수 없다. 자신과 국가, 아이들을 위해 원하는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도로 이슬람 극단주의의 근절 등을 목적으로 하는 글로벌대테러센터를 리야드에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슬람권 55개국 정치 지도자가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 처음으로 이슬람 국가에 화해를 시도한 것이라고 CNN은 진단했다. 그가 무슬림을 악마로 묘사하고 테러단체를 만든 이념이 이슬람이라는 적대적인 입장에서 크게 물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이슬람권 국가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반(反)이슬람적인 발언을 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에 대한 태도 변화는 중동에 북대성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틀을 마련하는 구상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슬람 국가와의 안보 협력으로 미국의 부담을 경감하고 IS 소탕 등 테러 대처에 대한 책임을 중동 국가에 담당하게 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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