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복귀' 윤석열 "벅찬 직책…깊이 고민·최선 다할 것"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김종훈 기자 2017.05.1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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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朴 정권서 좌천됐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대표적 '특수통'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이기범 기자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이기범 기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임명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57·사법연수원 23기)가 "벅찬 직책을 맡게 됐는데 깊이 고민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 검사는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임명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검사는 검찰 개혁과 관련한 질문에 "제 지위에서 언급할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고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특검이 맡고 있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 공소유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과 특검의 재판 공조가 잘 이뤄졌으니까 그런 기조가 잘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윤 검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및 정윤회 문건 재수사 요구와 관련한 질문에는 "제가 지금 말씀드리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검사는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당시 그는 수사 방향에 이견이 있던 지휘부에게 보고 및 결재를 받지 않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집행하는 등의 '항명 논란'으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았다.

윤 검사는 같은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초기부터 외압이 심각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체포한 국정원 직원을 풀어주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사 지휘 및 감독을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위법을 지시할 때 따르면 안 된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등의 소신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이후 윤 검사는 좌천성 인사를 당했다. 그는 한직으로 평가받는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지방을 떠돌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 검사 같은 부장검사급 검사를 수사권이 사실상 제한된 지방 고검에만 맴돌게 하는 것은 사직에 대한 무언의 압력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법조계 안팎에서는 윤 검사가 박근혜 정권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윤 검사는 지난해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정권에 찍혀 불이익을 당한 검사가 수사를 맡아야 결과가 공정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박영수 특검(65·10기)은 윤 검사의 특검팀 합류를 제안했고, 윤 검사는 수차례 고사하다가 결국 수사팀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삼성 뇌물 사건 수사에 집중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기소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윤 검사는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각종 대기업 비자금 의혹 사건 등 대형 사건 수사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1994년 대구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윤 검사는 서울지검 검사, 대검 중앙수사부 검찰연구관, 대전지검 논산지청장, 대검 범죄정보담당관, 중수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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