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알짜부지 잡아라"…건설·투자업계 뜨거운 관심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7.05.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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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대형 건설사, 금융권 등 대거 참석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에서 열린 LH의 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투자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사무엘 기자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에서 열린 LH의 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투자자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김사무엘 기자


“서울 도심에 이만한 규모의 상업용지는 매우 드물죠. 입찰경쟁이 치열할 것 같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각하는 용산 유엔사부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서울 중심부 알짜부지에 주상복합,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지을 수 있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최소 입찰가격은 8031억원으로 낙찰가가 1조원 이상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캐피탈호텔에선 LH의 유엔사부지 투자설명회가 열렸다. 해당 부지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설명회장은 대형 건설사와 디벨로퍼(부동산개발사), 금융권 등 투자 희망자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참석한 업체들의 공통된 의견은 “유엔사부지의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것이다. 입찰참여 여부나 예상 낙찰가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자금여력만 있다면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분위기다.
 
유엔사부지는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매각이 추진된다. 당초 국방부 땅이었지만 LH가 평택기지에 시설물을 지어주는 대가로 부지를 양도받았다.
 
공급면적은 4만4935㎡로 부지는 대부분 고밀도 개발이 가능한 일반상업용지다.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건물 지상층 연면적 비율)은 600%를 적용받는다. 부지면적의 6배에 달하는 연면적 약 27만㎡의 대형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셈이다.
 
지을 수 있는 건물용도는 △공동주택(전용면적 85㎡ 초과, 최대 780가구) △오피스텔 △오피스 △판매시설 △호텔 등이다.
 
업계는 높은 용적률과 아파트·오피스텔 분양이 가능하다는 점에 특히 주목한다. 통상 부동산 개발에서 사업성과 용적률은 비례한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고밀도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거용 시설도 개발 사업성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아파트 분양은 업계에서 소위 ‘마진’(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으로 통한다. 오피스·상업시설보다 수요가 많고 공실률 부담과 같은 사업리스크도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입지도 업계의 관심을 끈다. 부지는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녹사평역에서 가깝다.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에 있어 종로·광화문 등 도심권이나 강남권과의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지 서쪽에선 미군기지 이전부지를 대규모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사업이 추진된다. 여기에 부지를 둘러싼 한남뉴타운사업도 정상화한다면 유엔사부지 개발에 시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H는 부지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입찰신청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대형 건설사나 디벨로퍼뿐 아니라 PEF(사모펀드) FI(재무적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가 부지 매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LH가 공매한 한남동 ‘한남외국인아파트’ 부지는 부실채권 투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가 6242억원에 매입했다. 업계 안팎에선 ‘한남외국인아파트’보다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유엔사부지의 낙찰가격이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진다.
 
유엔사부지엔 높은 사업성과 뛰어난 입지를 바탕으로 최고급 주거·상업복합단지가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인근 시세나 높은 땅값 등을 고려하면 주거시설 분양가격은 3.3㎡당 5000만원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이날 설명회에서 “유엔사부지에 주거시설을 지어 공급한다면 인근 ‘한남 더힐’이나 반포동, 압구정동, 성수동 등의 고가 아파트와 경쟁할 수 있는 고급 상품으로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사부지는 다음달 26일 LH청약센터(http://apply.lh.or.kr)를 통해 경쟁입찰이 진행된다. 입찰 당일 개찰해 최고가격을 써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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