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S와 골드만삭스은행은 지점 폐쇄를 위해 △자산과 부채 정리 계획 △서울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급여 및 퇴직금 지급 계획 등도 제출했다. 금융당국의 지점 폐쇄 인가가 완료되면 국내 시장에서는 완전히 사업을 접게 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 상반기 안에 폐쇄 인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계 은행들은 자국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한국에서 장외 파생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외 금리차가 줄고 파생거래 규제가 강화되면서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또 강화된 은행 자본규제 기준인 바젤3로 인해 서울지점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 부담도 커졌다.
외국계 은행이 줄줄이 짐을 싸면서 금융당국이 2009년부터 추진해온 '금융중심지'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은 그간 서울 여의도와 부산 문현을 금융중심지로 지정하고 해외 금융회사 유치에 힘을 쏟았다. 보험권역은 중국 안방보험의 국내 진출로 투자가 활발하지만 은행권은 유럽계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며 총자산이 감소세다. 국내에 진출한 43곳의 외국계 은행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총 6893억원으로 전년 1조1323억원 대비 39.1% 급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6일 열린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 회의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금융회사가 축소 지향적인 경영전략으로 돌아서 당초 금융중심지 정책을 시작할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금융중심지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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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영업을 하는 씨티은행이 제주도를 포함한 지방 지점을 대폭 줄여 점포를 126개에서 25개로 통폐합하기로 했고 외국계 은행들의 서울지점 폐쇄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해외 금융회사 유치 전략에도 근본적인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