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때 본 문제, 연필 한다스는 몇 자루?

머니투데이 박은수 기자 2017.05.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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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꿈꾸는 서재] <40> '국수 한 사리 소금 두 자밤, 추가요!'

편집자주 올해 5살이 된 아린이는 집에서 TV 보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워킹맘이니 난 바빠, 피곤해'라는 핑계로 아이를 하루 1~2시간씩 TV 앞에 방치한 결과입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라면 혼자 TV 보든 것보다 책 읽는 시간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말이죠. '아이가 꿈꾸는 서재'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이야기하고 공감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초등학생때 본 문제, 연필 한다스는 몇 자루?


"강아지 하나~ 둘~ 셋~" 아이가 지나가는 강아지들을 보며 숫자를 셉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죠? 강아지는 동물이니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이렇게 세어야할텐데 아직 단위 개념이 없는 아이는 모든 물건을 셀 때마다 단어를 생략합니다.

"아린아, 강아지는 한 마리, 두 마리, 이렇게 세어야 하는거야" 했더니 "왜? 사람은 한명, 두명 이렇게 하잖아"라고 되묻습니다. 동물을 셀 땐 마리, 사람은 명, 꽃은 송이라고 얘기해줬지만 아이 머릿속은 더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래, 이제 1부터 10까지 세는 아이에게 더 이상 바라지 말자' 속으로 되뇌이며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어렸을적만 해도 초등학교에 입학해서야 단어를 세는 시험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시험 문제 중 지금도 기억 나는게 '연필 한다스는 몇 자루일까요?'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쉽게 12자루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왜 이렇게 뭐가 복잡할까 생각했었습니다.



초등학생때 본 문제, 연필 한다스는 몇 자루?
이렇게 세기도 어려운 단위들,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국수 한 사리 소금 두 자밤, 추가요!'는 물건에 따라 다르게 세는 우리말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디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쉽게 알려줍니다. 농촌의 봄, 어촌의 여름, 산촌의 가을, 도시의 겨울로 나눠진 4개의 장에서는 각 지역의 환경과 생활 모습 등 지역별 특징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농촌에서는 '마리, 바리, 거리, 모숨' 등 농산물과 관련된 단위가, 어촌에서는 '두름, 톳, 쾌, 뭇'처럼 해산물과 관련된 단위들을 알려주는 식입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에피소드와 연관된 다양한 사물의 세는 단위까지 담았습니다.

각각의 단위들을 그냥 외우려고 들면 어렵습니다. 이게 저거 같고, 저게 이거 같고 헷갈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야기를 통해 습득하다 보면 어느새 단위의 정확한 뜻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다양하게 응용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국수 한 사리 소금 두 자밤, 추가요!= 이경순 지음, 그린북 펴냄, 36쪽/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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