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 기업 구조조정 펀드 5000억원 부담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04.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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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유암코 사장 "내년 구조조정 자산 2조원으로 확대"

유암코, 기업 구조조정 펀드 5000억원 부담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4조원으로 조성될 기업 구조조정 모펀드에 5000억원을 부담한다. 유암코는 주주인 은행들의 출자로 이 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 7000억원인 유암코 자체 구조조정 대상 자산을 2018년에 2조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유암코 기업구조조정 진행 실적 및 향후 추진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 모펀드에 약 5000억원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주주은행들이 이만큼을 출자하면 성장금융 펀드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시장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8조원 규모의 기업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4조원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모펀드다. 이 모펀드는 국책은행, 유암코, 시중은행, 연기금 등이 최대 4조원 규모로 조성해 한국성장금융이 운용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1차 모펀드 운용규모를 1조원으로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펀드 출자와 별도로 유암코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 운용자산을 올해 말까지 1조원, 2018년 1조5000억~2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실채권(NPL) 투자만 해오던 유암코는 2015년 말 기업구조조정(CR) 본부를 신설해 1년 반 동안 기업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해 왔다.



CR 본부 설립 후 현재까지 유암코가 펀드 조성 등으로 구조조정에 참여한 기업 수는 26곳, 기업 총 자산은 7007억원이다. CR 본부 설립 후 구조조정 첫 대상 기업이었던 오리엔탈정공을 비롯해 국제종합기계, 영화엔지니어링 등이 대표적인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다. 유암코는 최근 고성조선해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대상 기업은 곧 27개로 늘어난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 기업들이 본사 인력의 2.5배 되는 협력업체들과 거래하고 있어 2조원까지 자산을 확대하면 이는 직·간접적으로 2만명의 고용유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는 "아직 중견·대기업 구조조정은 거래 실적이 쌓이지 않아 참여하려는 시장 플레이어가 거의 없지만 중위험·중수익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가면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크아웃이나 회생, 청산 단계에 들어간 중견·대기업 구조조정은 시장이 아닌 국책은행 주도로 이뤄져 왔다. 정상기업의 M&A(인수·합병)는 사모펀드(PEF)가, NPL 시장은 유암코와 전문 NPL 투자사, 자산운용사 등이 시장을 구성하고 있지만 이외 구조조정 시장은 공백 상태다.

이 사장은 "(구조조정 펀드 운용을 맡게 된) 성장금융이 전문적인 인력을 갖춰 펀드를 운용하고 유암코가 지난 1년 반 동안 해오던 구조조정 업무를 지속한다면 투트랙으로 구조조정 시장이 개척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워크아웃은 채권자 구조가 복잡해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시장은 청산이나 초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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