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이 1000억위안(16조3700억원)의 대출과 관련해 중국 공산당 조사를 받고 있고, 신분 자유가 제한됐다”고 전했다. 둬웨이는 “우 회장 피조사설은 중국 당국이 공식 발표를 하진 않았지만 정·재계 고위층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中 안방보험 우샤오후이 회장 조사설, 진위 논란
이보다 1주일 전 중국 보험업계를 쥐락펴락하는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샹쥔보 주석(장관급)이 비리 혐의로 낙마한 것도 심상치 않은 장면으로 꼽힌다. 샹 주석이 조사 과정에서 우 회장의 개인 비리를 구체적으로 진술했다는 소문까지 들릴 정도다.
둬웨이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우 회장이 이미 베이징의 반부패 조사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조만간 정식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며 “특히 중국 당국이 올해 ‘금융방’으로 불리는 금융권 비리 척결을 강조하고 있어 샹쥔보 전 주석에 이어 우 회장도 조사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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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하던 안방보험 인수·합병 잇단 취소
일각에서는 우 회장 조사와 관련 중국 공산당이 안방보험의 해외 투자를 전면 중단시켰다는 루머도 돈다. 실제 지난달 말 우 회장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위 제러드 쿠슈너와 합작하기로 했던 사업이 무산됐다.
우 회장은 쿠슈너와 직접 만나 쿠슈너 소유의 뉴욕 맨해튼 5번가 41층짜리 빌딩 재건축에 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투자는 쿠슈너의 공직 신분 때문에 이해관계와 연관이 있다는 이유로 좌절됐다. 우 회장은 미국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11월 쿠슈너를 만나 특유의 인맥을 과시하기도 했다. 안방보험은 지난 18일에는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 앤 개런티(FGL)의 인수도 불발됐다.
하지만 이전까지 안방보험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인수합병에서 승승장구했다. 2014년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했고, 잇따라 벨기에 피데아생명과 델타로이드은행, 네덜란드 비바트생명도 손에 넣었다. 한국에서도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고, 지난해 말에는 우리은행 지분 4%도 확보했다.
◇12년만에 2900배 사세 키운 비결도 다시 눈길
이런 고속 성장에는 우 회장이 한때 덩샤오핑 전 주석의 손녀 사위였다는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우 회장은 덩샤오핑의 외손녀 덩줘루이와 2004년 결혼했지만 지금은 이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회장이 덩줘루이와 결혼할 당시 베이징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덩샤오핑 일가의 어른들은 심하게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우 회장의 결혼에 야심이 있다고 보고, 덩샤오핑 일가는 우 회장이 벌이는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덩샤오핑 일가는 최근 가족 회의를 열고 안방보험과 덩씨 일가는 아무 연관도 없다는 입장을 재차 공언했다.
안방보험에는 우 회장 외에 태자당( 당·정·군의 고위층 인사 자녀) 출신들이 상당 부분 관여했다. 초기 이사회를 이끈 천샤오루는 중화인민공화국 개국 10대 공신 중 한 명인 천이 전 부총리 아들이다. 주룽지 전 총리의 아들 주윈라이도 안방보험 성장기 시절 이사회 멤버로 알려졌다. 우 회장은 2013년부터 안방보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안방보험은 2004년 자본금 5억위안으로 출발해 지난해 말 총자산이 1조4500억위안으로 뛰었다. 12년만에 2900배 사세를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