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환율에 발목 잡힌 기아차…1분기 영업이익 40%↓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장시복 기자 2017.04.2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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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10년 이후 최저치…中 '사드'로 1분기 판매 35% 급감, 美 환율리스크, 세타2 엔진 리콜 '악재'

사드·환율에 발목 잡힌 기아차…1분기 영업이익 40%↓


기아자동차는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6336억원)보다 39.6% 감소한 3828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2010년 기아차 (114,100원 ▲2,400 +2.15%)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후 분기별 영업이익 중 최저치다.

세계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실적 악화가 주된 이유다.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한 반한 정서, 일부 딜러들과의 갈등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미국에서는 원/달러 환율(원화 강세)과 세타2 엔진 리콜 비용(약 1600억원)이 발목을 잡았다.



기아차는 이날 △매출액 12조8439억원 △영업이익 3828억원 △당기순이익 765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9.6%, 19.0%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3.0%로 전년 동기 대비 2%포인트 하락했다.

현지 판매 기준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2% 감소한 64만1686대를 판매했다. 해외공장 생산분을 포함한 출고 기준으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5% 감소한 65만8332대를 기록했다. 국내 공장에서는 내수 수요 둔화에 따른 판매 감소, 멕시코공장으로의 생산 이관에 따른 미국 수출물량 감소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어든 37만7315대를 출고 판매했다.



◇중국 '사드'로 1분기 판매 35% 급감=기아차는 '사드'로 인해 1분기 중국시장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6%나 감소했다.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1분기 중국시장은 대내외적으로 매우 어려웠다"며 "일부 부진 딜러들과 갈등에 따른 판매역량 저하, 한·중 관계 악화로 구매심리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실적이 부진한 일부 중국 딜러들이 재고분을 회사 측에 보전해달라는 소송을 낸 바 있다.

기아차는 중국시장에서 무리한 생산판매 확대를 지양하고 수익성 방어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생산라인은 탄력적으로 운영해 재고 부담을 해소할 예정이다. 기아차는 중형급 'KX7', 소형 'K2 크로스'로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라인업을 보완하고 하반기에 소형 승용차 '페가스'를 출시한다. 딜러망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도 1분기에 고전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니로'의 신차 효과에도 불구하고,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 영향으로 전체 판매가 12.7% 감소했다. 특히 승용차급에서는 3월에 전년 대비 10.6% 판매가 줄어들었다.


한천수 부사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미국시장의 수익성이 악화한 주요 요인"이라며 "'쏘울', '쏘렌토', 승용차급 판매가 하락했는데, 판촉 강화에도 (환율 리스크로 인해) 전년 대비 판매 감소가 불가피했다. 하반기 '스팅어'가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론칭되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럽·러시아·중남미는 '선방'=기아차는 유럽에서는 승용차급 판매 확대와 '니로' '모닝' '프라이드'의 인기에 힘입어 전체 산업 수요 증가폭인 8.3%를 웃도는 13.0%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유럽시장에서 소형 SUV 트렌드를 이어갈 계획이다

러시아는 유가 오름세와 환율 안정화로 수요 회복기를 맞았다. 기아차는 1분기 '올 뉴 모닝'과 '니로'를 앞세워 전년 동기 대비 16.5%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6%포인트 오른 11.2%를 기록했다. 멕시코도 현지공장 가동률 상승 및 국내 공장 수출 증대로 1분기 시장점유율이 5%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올해 남은 기간에 △러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공략 강화 △신차 효과 극대화 △RV(레저용 차량) 비중 확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또 다음달 선보일 프리미엄 퍼포먼스 세단 '스팅어'의 신차 효과를 극대화해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니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와 중국 전략형 소형 SUV 'K2 크로스'를 상반기 내 출시하고, 하반기에 소형 SUV급 신차 및 '쏘렌토'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기아차는 이날 인도공장 설립 계획을 공시했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지역에 공장 건설을 최종 확정하고 약 11억달러를 투자해 216만㎡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공장을 짓는다. 인도공장은 기아차의 다섯 번째 해외 기지다. 올 4분기 착공해 2019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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