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 안도…ECB 통화긴축 빨라지나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7.04.26 20:34
글자크기

佛 대선 불확실성 해소 ECB 통화부양 축소 시기 촉각…"6월에 신호 줄 듯"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블룸버그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우려가 해소되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곧 통화부양 기조를 뒤로 물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CB는 핵심 부양책인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최소한 오는 12월까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CB는 지난해 12월 당초 올 3월에 끝낼 예정이던 양적완화를 9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양적완화 공세를 거두기엔 하방위험 요인이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었다. 프랑스 대선에서 급부상한 극우파 마린 르펜과 같은 반유럽파들이 세를 불리면서 고조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여러 하방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그러나 르펜은 지난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중도파인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에게 밀렸다. 둘이 다음달 결선 투표에서 맞붙지만 르펜이 승리할 가능성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마켓워치는 26일 프랑스 대선 악재가 해소되면서 ECB의 통화긴축을 막는 장애물 하나가 사라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전했다. 마켓워치는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안도감이 EC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위한 토대를 만들어줬다고 지적했다.



마켓워치는 다만 ECB가 당장 테이퍼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도 최신 투자노트에서 "ECB가 하방위험 요인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할지 의문"이라고 거들었다.

모간스탠리는 그래도 ECB가 사정이 더 나아졌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ECB가 6월에 통화정책 향방에 대한 새로운 신호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ECB의 통화정책 향방을 예고하는 선제안내를 둘러싼 논의가 6월에 격렬해질 것이라며 ECB가 이때 선제안내의 작은 변화를 선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BofA는 내년에 천천히 테이퍼링에 나서되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는 내년에도 한동안 그대로 둔다는 게 변화의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도 ECB 정책위원회 안팎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 대선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고 유럽 경제 여건이 수년 만에 가장 좋아지면서 ECB의 상당수 정책위원들이 오는 6월 회의에서 통화부양 규모를 줄이기 위한 작은 신호를 보낼 여지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ECB는 27일에도 통화정책회의를 여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괜한 추측을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말을 아낄 것이라며 드라기 총재의 회의 뒤 회견이 매우 짧게 끝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