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등 소액주주운동 대표 주가조작 구속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김건우 기자 2017.04.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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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전업투자자 강씨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소액주주 투매에 해당 기업들 주가하락 2차 피해 우려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하며 해당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전업투자자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그간 소액주주운동에 참여했던 일부 주주들은 투매에 나섰다.

26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전업투자자 강기혁씨(46)가 200억원대 주가조작을 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 (51,200원 ▲400 +0.79%), 삼양통상 (48,300원 ▼100 -0.21%), 아이에스동서 (23,650원 ▼400 -1.66%), 대한방직 (6,190원 ▼10 -0.16%)을 상대로 약 1만 회에 걸쳐 주가조작(물량소진·통정매매 등)을 해 부당이득을 200억원 가까이 챙긴 혐의다.



강씨의 범행기간 동안 해당 기업 4곳의 주가는 각각 2.5~3.7배가량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주범인 강씨가 부당이득 200억원 가운데 90억원 가량을 가져간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주주들 투매…대한방직 3일간 17% 하락



2015년 3월 27일 삼양통상 주총에선 강씨는 소액주주 지분 28.7% 모아 본인이 추천한 강상순 전 LG유플러스 네트워크팀장을 비상근감사로 선임시켰다.

지난달 24일 열린 대한방직 주총에서도 40% 이상의 소액주주 지분을 확보해 경영진 교체를 시도했고, 회사측이 추천한 김성호 감사 후보의 선임을 부결시키기도 했다.

대한방직의 사내이사 후보로 본인을 추천했지만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아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했던 강씨는 당시 "주식을 소유하면 주가를 올려서 차익을 남기려 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어 주식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피력했었다.


하지만 검찰조사에 따르면 강씨는 대한방직 주식에 대해서도 300여 차례에 걸쳐 매매하며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순수하게 소액주주운동을 한 게 아니라는 게 알려지면서 소액주주들은 지난 3일간 투매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 여파로 대한방직 주가는 3일간 17% 하락했다.

◇강씨의 범죄대상 타겟은 어떤 기업?…소액주주운동에 나쁜 선례 남겨

강 씨가 소액주주운동을 주도한 동일산업(242만주), 대한방직(106만주) 등은 자산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들로 평가된다. 특히 유통주식 수가 적어 소량 매매로도 주가 변동폭을 쉽게 키울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안상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주주제안 등 주주 행동은 투자기업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로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주주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며 "일부 왜곡된 범죄로 주주 행동이 매도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배구조와 관련된 저평가 해소는 중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하며 단기적인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주주제안은 리스크가 크므로, 집단행동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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