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질량 외계행성’ 발견…韓·美 공동 관측 성과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7.04.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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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硏 KMTNet·NASA 스피처 협업…‘얼음덩어리 행성’으로 생명체는 없을 듯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OGLE-2016-BLG-1195Lb)과 태양계 행성, 트라피스트-1 행성계의 크기 및 거리를 요약한 그림/자료=천문硏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OGLE-2016-BLG-1195Lb)과 태양계 행성, 트라피스트-1 행성계의 크기 및 거리를 요약한 그림/자료=천문硏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으로 지구와 비슷한 질량을 갖춘 외계행성을 찾아냈다. 이 행성과 중심별과의 거리마저 태양과 지구까지와 거리와 유사하다. 다만 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천문연은 칠레·남아공·호주서 운영 중인 외계행성 탐색시스템(Korea Microlensing Telescope Network·KMTNet)팀과 NASA 우주망원경 스피처(Spitzer)팀과 공동 관측을 통해 지구질량 외계행성(OGLE-2016-BLG-1195Lb)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외계행성은 태양계 밖 우주에 있는 다른 별(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을 말한다.



KMTNet 지상망원경과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공동 관측한 밝기 그래프/자료=천문硏KMTNet 지상망원경과 스피처 우주망원경으로 공동 관측한 밝기 그래프/자료=천문硏
이번에 찾아낸 외계행성은 지구 질량의 1.43배로, 지구로부터 약 1만3000광년(1광년=빛이 1년 가는 거리,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다. 이 행성은 지구와 질량이 비슷한 데다 중심별로부터의 거리가 약 1.16AU(약 1억 7000만km; AU=1억 4959만 7870.700 km)로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와 닮았다. 이처럼 지구와 유사한 조건 때문에 ‘제2의 지구’ 후보 중 하나로 천문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천문연 측은 이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극히 낮은 ‘얼음덩어리 행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천문연에 따르면 중심별은 우리 태양 질량의 7.8% 밖에 되지 않는 매우 작고 차가운 별이다. 중심별까지의 거리는 지구와 유사하지만, 중심별이 태양보다 차가워 외계행성의 표면온도 역시 태양계 외곽의 명왕성보다 낮을 것이라는 게 천문연 측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한 행성은 트라피스트-1 행성계와 매우 유사하다”며 “이는 작고 차가운 별 주위에도 지구 질량의 행성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트라피스트-1은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구 크기의 행성 7개가 돌고 있는 왜성(矮星)으로 미국·영국·스위스 등의 연구자들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지난 2월 말 발견했다.

트라피스트-1 지구형 외계행성들은 모두 중심별로부터 0.01∼0.06AU 이내의 매우 가까운 거리에 밀집해 있는 반면 이번에 발견한 외계행성은 중심별로부터 1.16AU의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지구 태양 사이의 거리와 새로 발견된 행성과  중심별 사이의 거리를 비교한 그림/자료=천문硏지구 태양 사이의 거리와 새로 발견된 행성과 중심별 사이의 거리를 비교한 그림/자료=천문硏
외계행성 탐색을 위해 연구팀이 활용한 탐사 방식은 중력렌즈 방법. 이는 중심별과 행성이 1∼10AU의 적절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을 때 검출 확률이 높다. 반대로 트라피스트-1 행성 발견에 사용된 별표면 통과 방법은 행성이 중심별에 가까이 있을 때 쉽게 검출된다.

중력렌즈 방법으로 발견한 외계행성 중에서 스피처와 같은 우주망원경과 KMTNet과 같은 지상망원경이 함께 관측해 거리를 정확히 측정한 행성은 이번 행성을 포함 모두 3개이다. 천문연 측은 “이 행성들은 모두 우리 은하의 원반(Disk)에서 발견된 것으로 우리 은하의 중심부보다 원반 부분에 외계행성이 더 많이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NASA는 지구보다 더 작은 질량의 외계행성을 탐색하기 위해 오는 2020년 직경 2.4m 거울을 가진 차세대 적외선 우주 망원경 ‘WFIRST’를 발사할 예정이다. 천문연 측은 KMTNet팀과 WFIRST팀간의 공동 관측을 통해 더 많은 외계행성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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