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5일 JTBC 주관 대선주자 토론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 문제를 거론하며 문 후보에게 동성애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홍 후보는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문 후보는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며 동의를 표했다.
이어 홍 후보는 "동성애 반대하십니까?"라고 물었고 문 후보는 "예 반대하죠"라고 대답했다. 홍 후보는 재차 물었으나 문 후보는 같은 대답을 해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이어 문 후보는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고 차별 금지 대상에 '성적 지향'이 포함된 차별금지법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진보성향이 주를 이루는 문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옹호하는 목소리와 비판, 더 나아가 지지 철회를 선언하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2017년에 진보를 자처하는 대선주자가 어떻게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냐. 성소수자 입장에선 홍 후보나 문 후보나 대체 다를게 뭐냐?"라며 반발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성적 지향이 찬성, 반대의 문제인가? 정치인이 '나는 왼손잡이에 반대한다'라고 말할 수도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른바 '사표'(선거 때,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후보에게 던지는 표) 방지 심리로 문 후보를 지지했던 진보 성향 지지자들 사이에서 지지철회 선언도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내가 싫어하는 후보가 될까 봐 문 후보를 지지했었는데 이젠 안되겠다. 진짜 진보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후보와 홍 후보의 동성애 관련 대화가 오간 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동성애나 성적 지향은 찬성하거나 반대할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다. 저는 이성애자지만 성적 지향이 다른 누구도 인권과 자유를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그게 민주주의"라며 "TV를 보고 계신 수많은 성소수자들이 너무 슬퍼할까 봐 1분 발언권 찬스를 썼다"라고 말해 진보 성향 지지자들에게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대권주자의 현실적 한계를 들어 옹호하는 반응도 나왔다. 문재인 지지자라고 밝힌 누리꾼은 "오늘 발언이 진보 지지자로서 실망스럽긴 하다"라며 "하지만 아직도 한국 사회가 많이 보수적인 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 심 후보를 빼고 모두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유력 대권주자로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킬 발언을 하기엔 곤란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해명 글에도 누리꾼들의 비판과 옹호가 이어지며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아래는 25일 JTBC 대선토론 동성애 관련 홍 후보와 문 후보의 대화 전문(이하 '홍', '문')
홍 : 군에서 동성애가 굉장히 심합니다. 군 동성애는 국방전력을 약화시키는데 어떻습니까?
문 : 예 그렇게 생각합니다.
홍 : 그래서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 예 반대하죠.
홍 : 동성애 반대하십니까?
문 : 그럼요.
홍 : 근데 박원순 시장은 동성애 파티도 서울 앞에서 하고 있는데?
문 : 서울광장을 사용할 권리에서 차별을 주지 않은 것이죠. 차별을 금지하는 것하고 그 것을 인정하는것과 같습니까?
홍: 아니 차별금지법이라고 국회 제출한게 이게 동성애 사실상 허용법이거든요. 문 후보 진영 민주당 진영에서 제출한 차별금지법인가 그게 하나 있는데.
문 : '차별금지'와 '합법화' 그걸 구분못합니까?
홍: 아니 합법화가 아니고 분명히 동성애는 반대하는 것이죠.
문 : 네.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홍 : 좋아하는게 아니고 반대하냐 찬성하냐 물은거지.
문 : 합법화 찬성하지 않습니다.
홍 : 예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