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5일 경기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7.4.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5일 3시간가량 진행된 대선후보 TV토론회가 끝난 후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네티즌의 반응이다. 이날 네 번째 토론회를 앞두고 "대반전을 보여주겠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상대와 나의 차이를 부각시키면서 편가르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확실하게' 보수표를 겨냥했다. 흔들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양강구도에서 안 후보로부터 이탈할 조짐을 보이는 보수표를 다시 끌어오기 위함이다. 홍 후보는 지난주 강원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주가 지나면 홍준표와 문재인의 대결구도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도 빠지지 않았다. 진보진영의 비리 공격으로 숨어 있는 보수층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노 대통령은 돌아가셨으니 차치하더라도 가족이 직접 받았으면 재수사해야지 않느냐. 640만달러는 뇌물이니까 환수해야 할 것 아니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동성애' 발언을 두 번이나 꺼내들었다. 소수자인 동성애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방법으로 종교적 보수표를 결집시키려는 계산에서 비롯된 전략으로 해석된다.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동성애 찬반 여부를 물었다. 이에 문 후보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선시기 보수 진영 주자들의 단골 의제이기도 한 '사형제 존속'도 주장했다. 홍 후보는 "사형을 안하니까 흉악범이 날뛴다"며 "흉악범에 대한 사형 집행이 안되니까 유영철, 강호순 같은 엽기적인 사건이 계속되고 수십명의 피해자는 어떻게 하고 멀쩡히 앉아서 국가에서 밥 먹인다"고 비판했다. 보수층이 요구하는 사형제 존속으로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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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가산점은 동의하면서 군 가산점은 동의 안하느냐"는 질문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설거지 발언' '돼지흥분제 논란' 등으로 이탈한 여성 유권자들을 과감히 버리고 남성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공격의 대상을 문 후보에게 집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1등 후보와 자신의 차별점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반문정서'를 자극시키는 행동이다. 상대편 지지층을 약화시키고 와해시킨다는 대선후보 토론회의 목적에 부합하는 최선의 전략을 택한 셈이다.
상대적으로 후보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자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홍 후보가 문 후보와 대립하면서 '문 vs 홍'의 구도가 성립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