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인한 게임개발자 일자리 감소 불가피"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2017.04.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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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 2017' 기조강연, 이은석 디렉터 "기계적 업무, AI로 대체될 수밖에 없어"

'NDC 2017'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은석 넥슨 디렉터. /사진제공=넥슨.'NDC 2017' 기조강연자로 나선 이은석 넥슨 디렉터. /사진제공=넥슨.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 게임산업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독과점과 양극화 문제 역시 심화될 겁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AI가 게임개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게임 플랫폼과 퍼블리셔(게임배급사) 독과점 현상을 심화시키는 등 게임산업에 전방위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5일 개막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7’(NDC 2017)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은석 넥슨 디렉터(사진)는 AI 시대의 게임산업 변화에 대해 “선도 플랫폼과 퍼블리셔 독과점 체제가 굳건해지면서 개발팀 축소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디렉터는 ‘마비노기’, ‘화이트데이’ 등 인기 게임을 제작한 베테랑 개발자다.



사용자 규모와 빅데이터를 앞세운 플랫폼과 퍼블리셔의 독과점 현상이 심화되면서 상당수 게임사가 인력을 줄여 개발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게임개발은 하드웨어적인 고민이 불필요한 소프트웨어 분야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용 로봇 등 분야보다 먼저 AI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주장이다. 이 디렉터는 “가혹한 경쟁환경은 무인화를 앞당겨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곧장 일자리가 사라지진 않겠지만 전환 배치, 신규 채용 감소 등으로 장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만간 자동 게임 플레이가 가능해지면서 테스트, 레벨 디자인, 디자인 등 업무를 AI가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생산성이 높아지게 되면 AI가 개발한 게임은 공짜에 가까운 비용으로 공급된다는 예측이다. 이 디렉터는 게임사의 AI 시대 대처방안에 대해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아직 존재하지 않는 영역에 도전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주로 했던 ‘패스트팔로워’(선도적인 제품 및 서비스를 빠르게 따라가는 사업전략) 전략은 AI가 훨씬 더 잘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사 IP(지적재산권) 브랜드에 매몰되선 안 되고, 자사만의 IP와 브랜드를 만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개발자의 대처방안에 대해선 기계적인 업무는 AI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디렉터는 “데이터화하기 힘든 일을 하고, 인간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AI는 인간을 진정으로 이해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아실현과 자발적 참여자들과 일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권위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혁신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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