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손바닥으로 하늘 그만 가려라" 崔 향해 호통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2017.04.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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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가 "1억원 손자 키울 때 써달라" 부탁하자 장시호씨 "키워달라는 건지…돌려주겠다"

최순실씨(왼쪽)와 장시호씨./ 사진=뉴스1최순실씨(왼쪽)와 장시호씨./ 사진=뉴스1


이모와 조카 사이인 최순실씨(61)와 장시호씨(38)가 법정에서 서로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 믿을 수 없는 진술을 하고 있다는 최씨 태도에 장씨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그만 가리시라"며 소리를 쳤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 사건 공판에서는 장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최씨는 재판 도중 직접 발언권을 얻어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검 검사실에서 장씨와 만났던 일에 대해 추궁했다.



장씨는 당시 최씨가 검사의 눈을 피해 자신에게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으니 그 돈으로 유연(최씨 딸 정유라씨의 개명 전 이름)이랑 유주(정씨 아들) 키워라"라고 일러줬다고 앞서 증언했다. 장씨는 최씨가 언급한 '삼성동'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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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진실 게임 같다"고 입을 연 뒤 그때 어떤 검사가 자리에 있었는지부터 확인했다. 장씨가 특정 검사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 분은 없었다. 직접 물어보라"고 하자 최씨는 "그때 검사님들하고 조사관들 다 있어서 그런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최씨는 그날 영상조사실에서 언니 최순득씨를 만나 "밖이 시끄럽다. 그래서 네가 유진(장씨 개명 전 이름)이 구하는 입장에서 다 안고 가 달라. 네가 설립했다고 하고 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최씨가 이런 상황을 전해듣지 않았냐고 묻자 장씨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씨는 언성을 높이면서 "그렇게 얘기했다. 그래서 그때 나랑 검사실에서 다시 만나지 않았느냐. 그때 그 검사가 있었다"라며 "증인의 어머니(최순득씨)가 오신 날 나랑 검사실에서 만나서 '이모가 다 뒤집어씌우는 줄 알았다'며 울지 않았느냐"고 캐물었다. 장씨는 "그날이 아니라 며칠 후"라면서 "기록에 나와 있겠죠"라고 맞받아쳤다.

최씨는 자신에게 호통을 맞았다는 장씨 증언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장씨는 삼성이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한다는 소문을 내고 다닌다는 이유로 최씨에게 혼나면서 맞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뭘 혼내냐. 난 혼낸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최씨는 또 "내가 (영재센터를) 운영하고 결재했다는데, 제가 서명이나 결재한 적 있냐"고 물었다. 장씨는 "말로 사인했지, 펜으로는 사인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영재센터를 누가 운영했는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최씨가 "사무실 짐도 증인이 옮기지 않았느냐"고 묻자 장씨는 "제가 회장님(최씨) 물건을 마음대로 했으면 혼났을 것"이라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그만 가리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씨는 2015년 7월24일 오전 최씨의 방에서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독대 일정이 적힌 문건을 봤다는 장씨 증언도 거짓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씨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전에 최씨가 영재센터 소개서를 만들라면서 써준 것에 종이가 딸려 있었다"며 "종이에 '삼성 240억'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진술했다.

장씨는 "한화는 8억인가 13억인가라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왜 삼성만 많이 내나. 올림픽 나가서 그런가 보다' 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이 최씨에게 넘어갔던 청와대 문건을 제시하면서 "이 문건에 붙은 포스트잇에 '현재 민정에서 검증 중'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 필체와 일치하느냐"고 묻자 "예"라고 답했다.

지난해 10월 장씨가 최씨 지시로 압구정동 소재 은행에서 10억원을 찾게 된 경위를 두고도 다툼이 벌어졌다. 장씨는 최씨 변호사를 따라 은행 대여금고에서 1억원짜리 수표 10장을 찾았다고 증언했다. 이중 1억원은 어머니 최순득씨에게 곗돈으로 주고, 5000만원은 자신의 변호사 비용으로 챙긴 뒤 나머지 8억5000만원은 최씨 변호사에게 줬다고 했다.

최씨는 "1억원은 곗돈이 아니라 엄마(최순득씨)가 유연이나 유주 케어할 돈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가져간 것"이라며 "언니가 가져간 1억원은 유주를 키울 때 써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에 장씨는 "저희 어머니한테 유주를 키워달라고 부탁하는 거냐"며 "돌려드리겠다"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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