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단호박 토론회'에 민주당 대만족…'강대응' 계속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7.04.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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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과한 미소'와 '수세적 모습' 걷어내 호평…25일 JTBC 토론회 고비 전망

23일 TV토론회가 끝난 직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신경민 의원 페이스북23일 TV토론회가 끝난 직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와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이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신경민 의원 페이스북


"이번에는 확실히 긍정적 반응이 바로 오네요."

24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 측의 한 인사는 전날 진행된 제3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평가해달라는 말에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대만족'이라는 기류가 분명했다. 신경민 TV토론본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 후보와 자신이 토론회 직후 악수를 하며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렸다.

가장 큰 경쟁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 등을 스스로 거론하며 실기한 측면도 있지만 문 후보 본인도 안정적으로 토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특히 토론회가 두 번 연속 '문재인 청문회'를 방불케 했던 것을 미뤄봤을 때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토론회의 검증공세에 단호한 태도로 대응한 게 주요했다고 선대위 측은 설명했다. 지난 1차 토론회에서는 지나치게 웃는 모습으로 무게감을 주지 못했고, 2차 토론회에서 해명에만 무게를 둬 수세적인 인상을 줬던 것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각종 민감한 질문과 관련, 지나치게 '몸을 사리는' 듯한 모습도 어느 정도 극복했다.

실제로 지난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문 후보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을 몰랐는가"라고 질문했을 때 문 후보는 웃음을 띤 채 "그 말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었다. 지난 20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북한이 우리 주적인가"라고 물었을 때는 살짝 주저하다가 "대통령이 할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었다. '잘 봐줘야 선방'이라는 평가를 받은 원인이 됐다.



문 후보 측 참모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문 후보가 더욱 단호했어야 한다고 판단했고, 3차 토론에서 문 후보에게 '단호한 대응'을 거듭 요구했다고 한다. 신경민 본부장은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문 후보에게 "짧고 명확히 말해야 한다"고 거듭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호한 태도를 강조한 셈이다.

전날 토론회에서 문 후보는 유 후보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 등에 대해 '강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신이 해명한 내용을 다시 한 번 설명하는 도중 유 후보가 중간에 끼어들려고 하자 "끊지 마세요"라고 차단하기도 했다. 또 "유 후보를 아주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로 느껴왔는데 구태의연한 색깔론은 실망스럽다"며 "토론 태도를 바꿔야 한다. 질문하고, 답이 있었으면, 그것으로 정리하고, 그래도 팩트 확인이 필요하면 끝나고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문 후보의 아들인 문준용씨 관련 의혹을 국회 상임위를 열어 진실을 밝히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는 "아니면 아니라고 본인이 해명하라. 부인 해명도 국회 상임위 열어서 하고 싶으면 하라"며 "저를 바라보고 정치를 하지 마시고 국민을 바라보고 하라"고 답했다.


문 후보는 다음날 JTBC 토론회도 같은 기조로 임할 방침이다. 해당 토론회는 170분이라는 장시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손석희 사장이라는 '스타 방송인'과 함께하는 토론회인 만큼 국민적 관심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후보 본인도 지난 주말부터 JTBC 토론회에 맞춰 준비를 해왔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실상 토론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JTBC 방송에서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일 토론회가 마지막 승부처"라며 "전날 토론회를 잘 치른 덕에 문 후보 본인도 감을 확실히 잡았을 것이다. 토론회를 버텨내는 방법을 몸으로 익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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