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내년도 경제 전망 브리핑을 하고 있다. KDI는 내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왼쪽부터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경제연구부장, 정규철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 2016.12.7/뉴스1
KDI는 예상보다 경기 여건이 양호해 대선 공약으로 나오고 있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당장 필요하진 않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은 물가가 더 안정될 때까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DI 행보는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을 2.6%로, 기존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린 모습과 비슷하다. 2.6%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숫자이기도 하다.
KDI는 투자도 예상보다 괜찮다고 판단했다. KDI는 올해 총고정투자 증가율을 기존 3.6%에서 5.1%로 올렸다. 건설투자가 전년보다 6.4% 증가하며 호조를 이어가고 설비투자 역시 4.3% 늘 것이라는 분석이다.
KDI는 성장률을 올렸지만 경기가 호전됐다고 볼 순 없다고 했다.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경기가 급락할 가능성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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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소비를 경제 성장 제약 요인으로 봤다. 민간소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질소득 개선효과가 축소되고, 지난해 내수 활성화 대책 효과도 사라져 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낮은 제조업가동률로 인해 설비투자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이를 근거로 2018년 성장률은 2.5%로 전망됐다.
KDI는 보호무역주의, 북한 리스크 등이 확산되면 경기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했다. 보호무역주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북한 리스크는 경제주체들의 소비심리와 투자성향 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한 1.8%로 예상했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연말로 갈수록 유가 상승 효과도 작아져 물가가 1%대 중반으로 떨어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업률은 3.8%로 제시했다.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면서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청년실업률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대선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는 추경 편성이 당장 시급한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당초 편성된 본예산 중심으로 재정을 사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추가 재정 부담은 단계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정책은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LTV(주택담보대출)·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강화 등을 포함한 금융 거시건전성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확대된 불확실성이 낮아지고 세계경기 하방압력도 줄어 경제성장률을 올렸다"며 "다만 경기가 반등했다기보다 급락 위험이 완화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