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10남매 맏이 日서 키운 기업가의 꿈…"92조원 기업으로"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7.04.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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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롯데그룹 50주년…신격호 총괄회장 '풍선껌' 성공에서 '롯데월드타워' 꿈 완성시키기 까지

1979년 12월 롯데쇼핑센터 개장 테이프 컷팅식 /사진제공=롯데그룹 1979년 12월 롯데쇼핑센터 개장 테이프 컷팅식 /사진제공=롯데그룹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롯데그룹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식민지 시대 일본 유학 중 소규모 식품업으로 출발해 한·일 양국에 걸쳐 식품, 유통, 관광, 석유화학 분야 사업으로 키워낸 기업집단이다. 국내 창업 첫해인 1967년 '과자사업'으로 시작해 매출은 8억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90조원이 넘는 매출을 거두는 국내 대표 기업이 됐다.

신 총괄회장은 1922년 경남 울산에서 5남5녀의 맏이로 태어났고 20대 초반 일본으로 건너가 제2차 세계대전 소용돌이 속에서 신문, 우유배달을 하고 고학하며 기업가의 꿈을 키웠다. 자신이 우유배달 아르바이트생이면서도 늘어난 고객과 '시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등 신뢰를 무엇보다 중시했다. 일본에서 일으킨 사업장이 두 차례나 폭격으로 전소하면서도 다시 재기해 '풍선껌'으로 현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자본금 100만엔 종업원 10명, 괴테 소설 여주인공의 이름을 딴 '롯데'가 문을 열었다.



울산 10남매 맏이 日서 키운 기업가의 꿈…"92조원 기업으로"
신 총괄회장은 조국인 대한민국에서 기업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었다. '기업보국'이라는 기치하에 1967년 롯데제과 설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 사업을 시작했다.

1970년대 롯데는 롯데제과에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삼강을 잇따라 열며 국내 최대 식품기업으로 발전했다. 1973년과 79년에 각각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을 설립하며 유통·관광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또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사업을 시작해 그룹 기틀이 마련됐다.



1980년대 롯데는 식품, 유통, 관광 등 각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한국 10대 기업에 진입했다. 이 시기에는 롯데월드를 완공하고, 호텔롯데부산과 롯데물산을 건립해 유통·관광 사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1990년대는 우량 기업으로 도약을 위해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시기였다. 동남아 및 일본, 미주 시장으로 식음료, 유통관광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가속화했고,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닷컴을 설립해 첨단산업에 진출했다. 또 코리아세븐, 롯데로지스틱스를 설립해 21세기형 유통·물류 사업에 대응했다. 이에 1997년 말 시작된 'IMF 체제'라는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착실히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2000년대 롯데는 △식품 △유통 △관광·서비스 △화학·건설·제조 △금융 등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소비자 삶의 각 영역에서 영향을 미치는 기업그룹으로 성장했다. 국내외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특히 2006년에는 롯데쇼핑이 한국과 영국 증권시장에 동시 상장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는 2009년 'Asia Top 10 글로벌 그룹'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이후 적극적인 사업 확장과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롯데그룹 총 매출액은 92조, 해외 매출액 11조6000억원, 직원수는 12만5000여명에 달한다. 자산 기준 국내 5위 대기업이 됐고, 9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닐슨)이 조사한 아시아-태평양 브랜드 순위는 10년만에 244위에서 16위로 뛰었다.
울산 10남매 맏이 日서 키운 기업가의 꿈…"92조원 기업으로"
하지만 지난해 검찰수사, 경영권 분쟁 등의 위기를 겪으며 기업 내부를 재점검하고 그룹을 쇄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새로운 50주년을 맞이하는 비전으로 기존의 '양적 성장' 중심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전생애 주기에 걸쳐 다양한 즐거움으로 보답하겠다는 질적 성장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발맞춰 3일에는 세계적인 랜드마크의 꿈을 품고 신격호-신동빈 2대에 걸쳐 추진된 롯데의 '꿈' 롯데월드타워가 그랜드 오픈했다.

롯데그룹은 향후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거버넌스(governance) 강화를 중점전략으로 삼고 미래성장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도 지속적으로 모색해 기반을 넓혀나간다. 각 사업부문별로 옴니채널, AI(인공지능) 기술 도입 등 4차산업 혁명 대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최근 신설된 BU(Business Unit)체제를 중심으로 그룹사간 사업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질적성장 중심의 경영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새로운 50주년의 뉴 비전을 실현하겠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랜시간 동안 롯데월드타워 오픈을 위해 열정을 쏟은 신격호 총괄회장에 고개숙여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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