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구속 여부 결정 세기의 법정 설 판·검사·변호사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한정수 기자 2017.03.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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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영 영장전담 판사 "좌고우면 않는 성격"…한웅재·이원석 부장검사 vs 유영하·정장현 변호사 재대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가 결정될 30일 서울중앙지법 312호 법정에서는 한치의 양보 없는 역사적인 법리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게 될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43·사법연수원 32기)는 물론 박 전 대통령을 구속 수사하려는 검찰, 그리고 구속만은 피하려는 변호인단의 면면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는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48·26기)와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47·26기), 강 판사 등 3명의 영장 전담 판사가 있다. 강 판사는 법원의 무작위 사건 배당을 통해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맡게 됐다.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 제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2000년 사법시험에 합격, 공익법무관을 거쳐 법관으로 임관한 뒤 부산지법과 창원지법, 인천지법 등을 거쳤다. 지난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 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꼼꼼한 성격을 바탕으로 원칙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창원지법에서 근무할 당시 공보 업무를 맡은 바 있어 정무적 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꼼꼼하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강 판사가 집중된 대중의 이목에 흔들리지 않고 냉정하게 법리를 따져 결론을 내릴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강 판사가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피의자들에 대한 영장심사를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오 부장판사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19기), 권 부장판사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38)의 구속영장을 각각 기각한 바 있다.

강 판사는 최근 미성년자 성추행 파문을 일으킨 시인 배용제씨(54)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배우 박유천씨(31)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해 무고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여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수사된 상황에서 구속의 필요성이 상당히 낮다”며 기각했다.


검찰에서는 한웅재(47·사법연수원 28기)·이원석(48·연수원 27기) 부장검사가 ‘투톱’으로 나선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55·연수원 24기)·정장현(56·연수원 16기) 변호사가 주로 변론을 맡아 구속을 막기 위해 총력을 펼칠 전망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소환된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창과 방패'로 맞붙은 바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등을 거친 한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검찰 특별수사본부 출범 당시부터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운영 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조가 된 사건을 전담해 수사했다. 한 부장검사는 최순실씨 재판에서 “대통령이 최씨와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유독 삼성 사건과 인연이 닿았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삼성 비자금 사건 등 수사에 참여했고 지난해엔 최씨 지원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 조사 과정에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했다. SK·롯데·CJ그룹 등에 대한 사건도 맡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정 변호사는 모두 검사 출신이다. 유 변호사는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부터 박 전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고 정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사건 때부터 함께 했다. 앞서 검찰이 박 전 대통령을 최씨의 공범으로 지목하자 “사상누각”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삼성동 사저에 하루 6~8시간씩 머무는 등 박 전 대통령과 가장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헌재에서 “국정농단 사건은 최씨와 고영태씨의 불륜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며 ‘선고 지연 전략’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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