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가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자 호남권역 선출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 번 더 문재인'…홀대론 완전극복? = 문 후보측은 호남 승리 가능성을 경선 전부터 자신했다. 문 후보의 경쟁력, 경쟁자의 약점 등을 종합한 판단이었다. 문 후보는 조직력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 전국 지지율서 1위를 내달리면서 '될 사람'에게 밀어준다는 전략적 표심에도 호소했다.
문 후보는 호남민심 확보를 경선뿐 아니라 대선 본선의 최우선 과제로 봤다. 경선캠프 요직을 호남인사로 채우다시피 했다. 호남도 자주 다녀갔다. 지난주부터 캠프 본부장들이 호남에 총집결, 민심 달래기에 가세했다. 아내인 김정숙씨의 공도 적잖다. 김씨는 지난해 추석부터 약 7개월간 매주 호남을 찾았다. 크고 작은 행사, 멀리 떨어진 섬을 찾아가며 여론을 듣고 이를 문 후보에게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27일 광주 광산구 광주여대시립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경선 호남권 순회투표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문재인 전 대표,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뉴스1
‘대세론’은 확인됐다. 아직 경선 초반이지만 호남 민심을 장악한 것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적잖다. 확인된 ‘대세론’을 무기로 확장에 나설 수 있다. 선거 일정이 길지 않은 만큼 ‘대세론’을 확산시키면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한 인사는 “최악의 돌발변수만 없다면 대세론이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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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호남승리를 전국적 대세론과 즉각 동일시하긴 아직 이르단 분석도 있다. 이미 당내 반문 진영이 대거 이탈, 국민의당을 만든 만큼 구조적으로 문 후보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호남의 상당수 당원이 당내에서 '비문 후보'를 밀었다면 양상이 달랐을 수 있다. 실제 국민의당 호남 지지층은 광주전남북과 제주를 합쳐 9만여명이 경선에 참여, 안철수 후보를 단단하게 밀어올렸다. 덕분에 안철수 후보는 대선국면에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지니게 됐다.
김경수 더문캠 대변인은 "'호남 홀대론' 등에 근거한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고 지역을 다녀봐도 문재인에 대해 정서적으로 100% 지지한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인정했다. 단 "부족해 보이지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후보라는 점이 높은 지지율을 이끌어낸 힘인 것 같다"고 했다.
◇안희정의 '파괴력', 이재명의 '결집력' 모두 역부족= 안희정 후보는 호남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며 문 후보 과반을 저지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실패했다. 그는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에 이어 2위를 지켜왔다. 일반국민 표심과 호남 경선 참여층의 그것은 달랐던 셈이다. 자신은 우클릭이 아니라 '뉴(new)클릭'이라는 접근법이 먹히지 않았다. 일단 다음 경선지인 '텃밭' 충청 경선에서 반전의 기회를 엿본다. 또 더 나은 정권교체란 자신의 가치를 부각하면서 '문재인 대세론' 고착을 막고 결선행에 승부를 걸 전망이다.
탄탄한 지지층의 결집력을 기대했던 이재명 후보는 나름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경선 득표율은 여론조사상 지지율보다 높다. 우선 2위를 확보하고 결선투표로 간다는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다. 남은 경선은 2위 싸움도 치열하게 됐다. 민주당은 충청(29일), 영남(31일) 순회경선으로 지역별 결과를 발표하고 다음달 3일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을 치러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각 경선일 전에 2~3일씩 ARS(자동응답전화) 경선을 치러 결과에 합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