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 파리 '노바티스' 재매각 임박…후속투자 드라이브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7.03.2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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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투자액 중 80~90%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에 셀다운…유동성 확보 후속투자 진행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프랑스 파리의 노바티스 사옥.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프랑스 파리의 노바티스 사옥. /사진제공=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 23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의 프랑스 통합 사옥을 사들인 한국투자증권이 조만간 연기금 등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셀다운(재매각) 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중 노바티스 사옥의 인수 대금의 80~90% 가량을 연기금 등에 셀다운하는 방안을 매듭짓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BNP파리바 리얼에스테이트와 프랑스 노바티스 파리법인 사옥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노바티스 사옥은 연면적 4만2200㎡, 지하 4층 지상 8층 오피스 빌딩으로 내년 초 준공된다. 여러 빌딩에 흩어져 있는 노바티스 파리법인의 통합 사옥으로 활용된다.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가 10년간 임대할 예정이어서 투자자 입장에선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건설 중인 해당 빌딩이 준공되면 한국투자증권이 분양을 받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이 2300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를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조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포함해 인수금액의 40%를 납부한 상태다.



자기자본으로 투자했던 2300억원 중 한국투자증권 퇴직연금 운영파트에서 대안투자 목적으로 10% 수준인 200억원 가량을 되사고 나머지 금액을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이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선 자기자본 투자액의 상당부분을 기관투자자에 재매각해 유동화하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투자금 회수 전까지 장기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며 "이와 달리 셀다운을 활발히 진행하면 묶여 있는 자기자본이 적어지므로 유동성이 풍부해져 다음 거래를 추진하는데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으로 인수한 거래의 상당 부분을 기관투자자에 재매각하는 수수료 기반의 IB(투자은행)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으로 지난해에만 호주 캔버라 루이사로손 빌딩, 미국 필라델피아 IRS 빌딩, 벨기에 아스트로타워 등 5건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체결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3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본사 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지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1시간 만에 목표액 900억원을 완판해 해외 부동산 공모 시대를 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유럽 금융회사가 타격을 입으면서 우량한 오피스 투자 건이 상대적으로 견실했던 국내 증권회사와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에 많이 소개됐다"며 "이후 투자 경험을 쌓은 국내 금융투자회사가 지난해부터 안정성이 뛰어난 오피스 중심의 대형 계약 건을 속속 따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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