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컨설턴트의 '1인자', 안철수에게 간 까닭은 = "호남에서 국민의당 경선 흥행, 안철수의 압승을 통한 '반(反) 문재인 정서'의 확인…. 이를 본선으로 이어가면서 지난 총선처럼 마지막 극적 반전을 꾀하는 노림수. 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은 '박성민'일 것이다." 지난 26일 국민의당 호남 경선 결과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던 때,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이 지목한 사람이 박성민 대표다. 그는 올초부터 안철수 캠프에서 전략과 메시지 등의 자문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표가 사실상 캠프의 ‘수석 전략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한다.
박 대표는 범여권 대선후보들과도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깊다. 홍준표 경남지사의 2014년 지방선거 승리도 그의 작품이다. 이번 대선에서 중도보수 성향 지지층을 껴안아야 하는 안 후보에게 여권 후보 선거 경험이 풍부한 박 대표가 맞춤형 전략을 내놓을 수 있다는 평이다. 박 대표가 줄곧 언론 인터뷰와 칼럼에서 이번 대선 관련 다자구도, '야야(野野) 대결'로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던 것과도 맞물린다. 안 후보가 다른 대선후보에 비해 전문가인 정치컨설턴트를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12년 진심캠프에서도 안 후보는 미국정치컨설팅협회 회원인 김윤재 변호사에게 캠프 전략 자문을 맡긴 바 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꺾지 못한 '문재인 대세론'이 엉뚱하게도 같은당 후보인 안희정 후보의 추격으로 위협받자 '역선택’에 따른 여론조사 방식의 문제점을 부각, 의미를 반감시킨 게 대표적 사례다. 이 대표는 이미 2012년 대선에서 문 전 대표의 선거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문재인-안철수 후보 단일화 시뮬레이션 조사와 컨설팅을 맡아 단일화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일조했다. 그는 일찍이 1997년 대선 당시 고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씨가 차린 선거기획사 '밝은세상'에서 'DJ DOC와 함께'라는 로고송을 만들며 선거 기획에 뛰어들었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몽준-노무현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의 주역이기도 하다. 노무현 후보 선대위에서 전략기획국장을 맡고 있던 이 대표는 설문 문구 초안 작업에 참여,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내면서 여론조사 기획업무에 눈을 떴다. 이후 참여정부에서 여론조사비서관을 지냈고 2009년 윈지코리아컨설팅을 만든 후 주로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를 맡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민주당 출신의 동질성이 강하고 후보에 대한 이해가 높아 문 전 대표가 필요로 하는 전략과 대응을 신속하게 제시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