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향한 방향타·훼손된 선수' 세월호 침몰원인은?

머니투데이 세종=유영호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2017.03.2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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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타 정상범위·선수훼손은 인양중 발생… 전문가 "외부충격 가능 적다"

인양과정에서 좌현 선미 램프(화물 출입구)를 절단하면서  화물칸 안에 있던 승용차와 굴삭기 등이 세월호 선체 밖으로 일부 흘러나와 있다.<br>
인양과정에서 좌현 선미 램프(화물 출입구)를 절단하면서 화물칸 안에 있던 승용차와 굴삭기 등이 세월호 선체 밖으로 일부 흘러나와 있다.


침몰 1075일 만에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는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침몰 당시의 아픔을 보여주듯 선체 곳곳이 녹슬고 찌그러진 모습이었다.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로 훼손 정도가 선명한 몇몇 상처들이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밝혀낼 단서가 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 진다.

세월호 선체가 수면 위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5일 오후 9시15분 반잠수식 선박이 9m 부양을 마치면서다. 밤 늦은 시각이라 당시에는 세월호의 모습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날이 밝아오자 세월호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났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오른쪽으로 틀어진 세월호의 방향타(사진1)이다. 방향타가 우현으로 약 5~10도 휘어져 있는 모습은 침몰 원인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세월호 참사 당시 검찰은 급격한 조타로 우회전으로 하며 평형수를 기준에 미달하게 빼내 복원성이 좋지 않았던 배가 원심력에 의해 왼쪽으로 기울어져 침몰에 이른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준석 당시 세월호 선장 역시 재판 과정에서 “배가 기운 직후 조타실로 가 보니 타각 지시기가 우현 쪽 15도 정도를 가리켰다”며 “배가 급격히 기운 것으로 봤을 때 조타수가 타를 돌릴 때 우현 쪽으로 15도 이상 돌린 것 같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보여 지는 방향타 상태로는 세월호 선체는 배가 급격히 회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회전을 하더라도 현재 방향타 각도인 5~10도까지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침몰 후 조류 등으로 방향타 각도가 조정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경우 조타실에 있는 타각지시기를 살펴봐야 한다. 기록이 현재 방향타가 꺾인 각도와 일치한다면 문제가 없지만, 불일치 한다면 추가 규명이 이뤄저야 한다.

세월호의 방향타가 오른쪽 방향으로 약 5~10도 정도 틀어져있는 모습. 양 옆으로 프로펠러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br>
세월호의 방향타가 오른쪽 방향으로 약 5~10도 정도 틀어져있는 모습. 양 옆으로 프로펠러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 다음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찌그러지고 균열이 일어난 좌현선수(사진2)다. 하지만 이 균열은 세월호 인양 작업에 일어난 상처다. 지난해 6월 리프팅빔 설치를 위한 선수들기 작업에서 연결해 놓은 와이어가 너울성 파도로 인해 선체를 파고 들어 각각 6.5m, 7.1m 길이의 균열이 생겼다. 따라서 침몰 원인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월호 좌현 선수에 길게 균열이 일어난 모습. 지난해 6월 선수들기 작업을 위해 설치한 와이어가 파도의 영향으로 선체를 파고들어 생겼다.세월호 좌현 선수에 길게 균열이 일어난 모습. 지난해 6월 선수들기 작업을 위해 설치한 와이어가 파도의 영향으로 선체를 파고들어 생겼다.
승용차와 굴삭기 등이 걸려서 외부에 노출돼 있는 좌현 선미(사진3)는 이번 인양 과정에서 좌현 선미 램프(화물 출입구)를 절단한 영향이다. 세월호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좌현 램프의 고무패킹 혹은 개폐장치 불량에 따른 급격한 해수 침입이 거론되는데 이는 절단한 좌현 램프를 수거해 확인해야 한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상하이샐비지에서 좌현 램프를 수거해 목포신항으로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찌그러짐과 녹이 슨 정도가 다른 곳보다 더 심한 선미의 모습은 침몰 당시 선미가 해저 면에 직접 닿은 충격으로 파악된다. 이철조 세월호선체인양추진단장은 “선미 부분은 일부 난간과 철제 구조물이 침몰과정의 충격으로 찌그러진 모습”이라며 “침몰 당시 충격으로 인해 페인트가 벗겨지며 녹슨 흔적이 넓게 퍼져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드러난 세월호 선체를 살펴본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외부충격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드러난 외관으로 볼 때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볼 만큼의 충돌 흔적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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