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나 지금 떨고있니?' 뉴욕증시, 트럼프케어 운명 '주목'

머니투데이 뉴욕=송정렬 특파원 2017.03.23 08:01
글자크기
[월가시각]'나 지금 떨고있니?' 뉴욕증시, 트럼프케어 운명 '주목'


트럼프로 흥한 뉴욕증시가 트럼프로 인해 떨고 있다.

23일(현지시간)은 미국 증시의 향방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하원은 이날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을 폐지·대체하는 공화당의 건강보험법(트럼프케어)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트럼프케어가 국회를 무난히 통과할 경우 증시는 다시 트럼프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케어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세제개혁, 규제완화, 1조 달러의 인프라투자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약한 친성장정책의 이행은 시장의 예상보다 더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케어의 좌절은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이행 능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그동안 트럼프랠리로 사상 최고가 행진을 펼쳐온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을 받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전날 올들어 최악의 하루를 보낸 여파로 인해 혼조세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6.71포인트(0.03%) 하락한 2만661.3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월 이후 최장기간이다.

S&P500지수는 전일대비 4.43포인트(0.19%) 상승한 2348.45으로 장을 끝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대비 27.82포인트(0.48%) 오른 5821.64로 거래를 마감했다.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폐지·대체하는 트럼프케어에 대한 하원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행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코너 캠벨 스프레덱스 금융분석가는 "트럼프케어 이슈가 투자자들이 세제개혁과 인프라 투자 등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트럼프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게 만들면서 매도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보수성향 월스트리트저널의 주장을 인용, “만일 트럼프가 진실에 대해 더 많은 존중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가 ‘가짜 대통령’이라고 결론내릴 것이고, 투자자들이 주요 지수에 떼로 몰려들도록 만들었던 낙관론은 트럼프 자신으로 인해 심각하게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린 카바노프 보야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 역시 “야성적 본능이 지난해말 촉발됐지만, 아직까지 어떤 정책적 변화도 없었다”며 “시장이 멈추는 것은 정상적”이라고 강조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젝스 최고시장전략가는 "증시는 올해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대감을) 완벽하게 반영했다“며 ”하지만 어제의 하락은 최고의 기간에도 입법과정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여전히 낙관론이 제기된다. 랜디 프레드릭 찰스슈왑 부사장은 "시장하락은 상대적으로 짧고, 경제지표는 놀라울 만큼 강하다“며 ”시장은 여전히 활황장세에 있고, 이를 매수기회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터 부크바르 린제이그룹 최고시장분석가도 "전날 하락은 워싱턴에서 일들이 다소 순조롭게 됐으면 하는 소박함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제리미 클라인 FBN증권 최고시장전략가는 “내일 트럼프케어 투표는 새로 발견한 변동성이 지속될지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