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새누리당 지원유세에서 상인이 권한 김밥을 먹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과 21일 검찰에 소환되는 박 전 대통령.
앞서 1995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태우 전 대통령(일식도시락, 죽), 2009년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특곰탕)과 다른 메뉴다. 최순실씨의 경우 지난해 10월 검찰 출석 당시 저녁으로 곰탕을 먹었다.
◇서민의 상징 '김밥' '도시락'…朴 선거철 단골 메뉴
박 전 대통령은 선거철이면 김밥으로 '때우며' 바쁜 정치활동에 전념한다는 점을 적극 알리는가 하면 지지자, 상인 등 일반 국민들과 김밥 회동을 통해 소탈하고 검소한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2012년 4.11총선을 앞두고 시장 상인들과 분식점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사진=뉴시스
◇朴 피습 '김밥 3조각'…안타까움·강인함 부각
2006년 5.31 지방선거 지원유세 당시 박 전 대통령 피습 사건 때는 '김밥 3조각'이 등장한다. 박 전 대통령은 피습으로 오른쪽 귀 옆부터 입 옆까지 곡선형으로 11㎝가량 꿰매야했다. 60바늘을 꿰매야 하는 큰 수술임에도 국소마취로 진행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밥 먹을 시간 없어 사건 당일 김밥 3조각 먹은 게 전부인데 위장이 비워 있는 게 아니어서 국소마취로 수술을 받았다"며 "아픈 통증에는 천하장사도 없는데 박 대표는 끝까지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수술을 마쳤다"고 말했다.
2012년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서울 응암동 대림시장을 찾아 은평구갑에 출마한 최홍재 후보 지지를 호소하던 중 한 시장 상인이 권유한 김밥을 먹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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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던 2012년에는 4.11총선을 앞두고 재래시장 등을 방문하며 시장 안 분식점에서 상인들과 김밥으로 점심을 함께하는 모습이 연일 사진기사로 보도됐다.
◇최순실에 싸준 '청와대 김밥'…국정농단 단면 '부메랑'
대통령 취임 후에도 박 전 대통령은 물가, 서민경제와 관련 '김밥, 김밥가격' 등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6월에는 '문화관광산업 경쟁력강화 회의'에서 친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광객 없을 땐 관광객 안오냐고 아우성 치다가 많이 오면 불친절해지고 김밥 한줄에 만원씩 받으면 관광객들 쫓아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날 최순실씨가 서울중앙지법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br>
최순실이 '보안손님'으로 청와대를 제집 드나들 듯 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에 청와대 전직 조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분(최순실) 오신다'고 하면 조리장도 세 명이 대기했다. (최씨는) 일본식 스키야키(전골요리)를 즐겼고 집에 갈 때쯤 꼭 김밥을 달라고 했다"며 "처음엔 몇 번 밖에서 사다줬는데 질린다고 직접 싸라고 해 직접 2~3줄 씩 싸줬다"고 말했다.
'최순실 김밥' 논란이 불거지자 누리꾼들은 "청와대는 최순실에게 김밥 싸주는 식당", "청와대가 김밥천국이냐"라며 질타했다.
야당은 "최순실이 제집 드나들 듯 편하게 청와대를 출입하고, 비서관들을 부리고, 청와대 조리장들의 요리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더구나 매번 버젓이 김밥 포장을 시켰다는 것은 대통령이 헌법과 국민주권을 얼마나 무시하고 팽개쳤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