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당초 20일 주주협의회 앞에 컨소시엄 허용 안건을 서면부의해 22일까지 주주협의회 기관들의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계획과 다르게 부의를 연기했다.
어느 쪽을 택하든 법정공방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산은은 난감한 상황이다. 만약 컨소시엄을 허용한다면 우선협상대사자인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지난해 매각하면서 입찰 대상자들에게 우선매수권의 양도가 어렵다고 설명을 했는데, 이제와서 입장을 바꾼 게 되기 때문이다. 더블스타가 국영업체인만큼 통상 문제에서도 마찰이 빚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의 상당부문을 중국에서 창출한다.
여기에 유력 대선주자들이 잇달아 금호타이어를 중국 업체에 매각하는데 대한 부정적인 발언들을 내놓으며 매각이 정치 이슈로 비화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금호타이어가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채권단이 국익과 지역경제,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매각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캠프의 박수현 대변인은 "방산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평가기준과 절차상 하자를 고려할 때 재입찰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가 방산업체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지만, 이와 별개로 이미 매각이 정치 이슈로 비화한 탓에 주주협의회와 사인간의 계약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방산 부문의 비중이 워낙 작아 금호타이어를 방산업체로 분류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금호타이어 매각이 정치이슈로 넘어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가 방산으로 창출하는 매출은 연 50억원 미만으로 전체 매출의 1%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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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산은은 물론, 기타 주주협의회 소속기관에서도 의사결정을 하기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다. 만약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올릴 경우, 의결권 기준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가결된다. 우리은행(33.7%), KDB산업은행(32.2%) 등 30%대 의결권을 보유한 곳 중 어느 한 곳이 반대하면 부결된다.
한편 주주협의회는 지난 14일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조건을 통보했다.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가 부른 인수가 9550억원에 되살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되살 수 있는 자금 마련 방법과 함께 다음달 13일까지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