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메이저 2배 베팅에 한화-롯데 JAC 쓴잔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7.03.2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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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JAC 인수 적정가 1조 예상했지만 美 엑슨모빌 2조 현금공세로 수개월 노력 헛수고

SK건설의 대표적인 TSP 사업으로 꼽히던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 콤플렉스 프로젝트 공사 현장./사진 제공=SK건설SK건설의 대표적인 TSP 사업으로 꼽히던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 콤플렉스 프로젝트 공사 현장./사진 제공=SK건설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스(JAC) 인수를 놓고 롯데케미칼 (97,500원 ▼4,900 -4.79%)과 한화토탈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지만 우선협상대상자는 미국 엑슨모빌로 낙점됐다.

21일 IB업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JAC 매각측은 미국 엑슨모빌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엑슨모빌은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시했고, 조건은 전액 현금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는 올 상반기 중 완료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한화토탈은 본입찰까지 참여했지만 엑슨모빌의 자금력에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약 1조원의 금액을 써냈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롯데그룹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인수 의지를 굳혔으나, 엑슨모빌이 제시한 금액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달초 진행된 본입찰에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 글렌코어, 영국 석유회사 BP, 미국 엑슨모빌 등 글로벌 업체들이 가세하며 가격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에 따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선 약 2조원 안팎의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이 느끼는 적정가는 1조원 수준으로 가격차이가 컸다.

JAC는 SK종합화학·SK건설·SK가스가 2011년 중국·인도기업 등과 연합해 싱가포르에 세운 석유화학업체다. 총 투자액은 24억4000만달러로 SK그룹은 620억원을 출자했다. 2014년 주롱섬 석유화학단지 내 55만㎡ 부지에 공장이 완공됐고, PX(파라자일렌) 60만톤, 벤젠 45만톤, 혼합나프타 65만톤, LPG(액화석유가스) 28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유가 폭락 등 악재가 겹쳐 빚을 감당하지 못해 넉 달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SK이노베이션 (118,400원 ▲100 +0.08%)의 자회사 SK종합화학은 JAC 관련 매출채권 약 1600억원을 손실 처리해 2015년 4분기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파라자일렌과 벤젠 등 제품 시황이 1년만에 폭등 수준으로 오르며 JAC가 매력적인 매물로 급부상했다"며 "하지만 업계에서는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면서 인수할 가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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