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구직자들로 붐비고 있다.기획재정부 주최로 열리는 이번 채용정보 박람회는 29일까지 계속된다. 2016.11.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재 우리나라 장시간 근로 관행은 심각한 수준이다. 21일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취업자 연간 노동시간은 2015년 기준 2113시간으로 멕시코(연간 2246시간) 다음으로 길다. OECD 회원국 중 취업자 노동시간이 연간 2000시간을 넘는 나라는 한국과 멕시코, 그리스(2042시간) 세 나라뿐이다.
이에 착안해 정부는 근로시간을 단축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주당 평균 전일제 근무자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42시간, 제조업종은 44시간으로 정상적으로 일하면 주간 평균 36시간 정도 일해야 하는데 20% 정도 더 일하는 셈이니, 10%의 고용효과가 있어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도 7만∼8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근로시간 단축 비율과 근로시간 대비 생산변동, 신규 근로자 수의 생산 탄력성을 토대로 고용 인원을 산출한 결과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현재보다 33만~59만개까지 일자리가 새로 생긴다는 분석도 있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015년 기준 주 52시간을 넘어 일하는 사람 수는 345만 명으로, 이들이 일주일에 3000만 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며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59만 명의 사람이 더 필요한데, 전부 다 늘진 않아도 적어도 반 이상 상당수의 일자리가 나오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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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정부와 연구기관이 예측한 만큼의 효과가 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현재 기본적으로 대기업이나 제조업 분야 종사자 근로시간은 줄어들고 있고, 근로시간이 단축이 의무화된다 하더라도 작업공정 속도와 자동화 방식 등 효율성을 높이면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어 채용이 늘지 않는다는 논리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창출이 된다는 건 현실과 상당히 거리가 먼 주장”이라며 “인원변동 없이도 작업방식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체 근로자의 70~80%가 근무하는 중소기업은 현재 연장근로를 활용하는 이유가 인건비 절감 때문인데, 자력으로 추가 인력 채용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근로시간을 단축한다는 건 실질임금소득을 낮추는 결과만 초래할 뿐, 중소기업에서 근로자 채용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