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언론은 특정인 위해 존재하지 않아"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2017.03.2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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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의 손석희 앵커 /사진=JTBC 뉴스룸 캡처지난 20일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의 손석희 앵커 /사진=JTBC 뉴스룸 캡처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가 비장한 표정으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20일 저녁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에서 손석희 앵커는 "오늘(20일)은 저희들의 얘기를 드려야 할 것 같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언론은 공적 영역이지만 사적 영역이기도 하다"는 말로 입을 뗐다. 그는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해 지난 주말 홍석현 JTBC 전 회장의 사퇴 이후 불거진 각종 논란들에 대해 대응하는 듯한 말을 했다.

그는 "사적 영역이면서 공적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경험으로 볼 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광고료로 지탱하면서도 그 광고주들을 비판한다든가, 동시에 언론 자신의 존립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치권력을 비판한다는 것은 그 정도에 따라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 앵커는 "지난 몇 년간, 대기업의 문제들, 그중에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희 JTBC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고 믿고 있는 특정 기업의 문제를 보도한다든가, 매우 굳건해 보였던 정치권력에 대해 앞장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을 때 저희들의 고민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주말부터, JTBC는 본의 아니게 여러 사람의 입길에 오르내렸다"면서 "가장 가슴 아픈 건 저희가 그동안 견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던 저희의 진심이 오해 또는 폄훼되기도 한다. 저희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명확하다. 저희는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대가 바뀌어도 모두가 동의하는 교과서 그대로의 저널리즘은 옳은 것이며 그런 저널리즘은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위해 존재하거나 복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손 앵커는 "저는 비록 능력은 충분치 않을지라도, 그 실천의 최종 책임자 중의 하나이며,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면 저로서는 책임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은 지난 18일 "오랜 고민 끝에 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밝혀 ‘정치적 행보’ 뜻을 밝힌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후 일부 정치권 및 누리꾼들은 "그러고보니 그간 JTBC의 논조가 특정 대선 후보 A에만 비판적이었다"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손 앵커의 앵커브리핑은 이런 비판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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